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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 매출 1조 넘본다 나로호 총조립에 항공기 구조물 수주 '탄력'..KAI 인수시 '시너지' 기대

문병선 기자공개 2012-10-24 14:51:59

이 기사는 2012년 10월 24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항공기 제작 분야에서도 개가를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 총 조립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무인항공기를 개발하고 항공기 구조물 제작 분야의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 매물로 나온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도 추진하고 있어 성공할 경우 유럽의 에어버스사처럼 우리나라에도 항공우주사업 분야에서 통합된 항공기 개발 업체가 처음으로 탄생할 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한진그룹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내 항공우주사업본부가 민항기 구조물 생산 물량 수주를 대폭 늘려가는 등 질적·양적 성장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이 사업에서만 매출이 6000억원을 넘고 3년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은 △민간항공기 국제공동개발 △군용기 창정비 및 성능개량 △민항기 중정비 및 제조 △항공전자 및 보기류 정비 △항공우주 연구개발 △무인기 개발 등 크게 7가지 사업으로 나눠진다.

이 중 민항기 구조물 제작·수출 사업이 전체 사업의 매출 53% 가량을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구조물 제작 프로젝트는 보잉사의 B787 날개 끝부분 곡선 구조물인 '레이키드 윙팁(Raked Wing Tip)' 제조다. 비행기 날개 끝부분이 곡선 처리되지 않으면 저항이 크고 연료 소모도 많다. 대한항공은 이를 곡선으로 디자인해 공기 저항을 줄였다. 구조물을 자체 설계·제작을 했고 보잉사가 이를 채택했다.

윙팁 사진8(온라인용)

윙팁과 더불어 대한항공 우주사업본부는 현재 B787 '후방 동체(After Body)', 날개 하부 구조물인 '플랩 서포트 페어링(Flap Support Fairing)' 등과 더불어 B787 구조물 6가지를 만든다. 부산테크센터에서 제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보잉사와 함께 2006년부터 B787 제작 및 설계에 참여해 이 같은 개가를 올렸다.

유럽 에어버스사에 납품하는 연료 절감형 항공기 날개 구조물인 '샤크렛(Sharklet)'의 경우 최근 양산 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샤크렛은 윙팁과 비슷하지만 형태가 'L'자형이다. 공기 저항을 감소시켜 기존 대비 연료 효율을 3.5% 이상 향상시켰다. 'L'자형 샤크렛은 공기 저항으로 날개 뒷부분에 소용돌이가 일어나는 현상을 막아준다.

A320 Sharklet 사진 1(온라인용)

항공기 구조물은 대부분 '노동집약형' 산업이다. 숙력된 기술자가 직접 손으로 다루고 만져야 완벽한 제품이 나오고 테스트에 통과할 수 있다. 그래서 양산 체제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 대한항공은 이런 단점을 극복해 최근 '오토무빙라인(Auto Moving Line)'을 구축했다. 자동화 설비를 말한다. 여러 구조물 제작을 위해 오토무빙라인이 속속 구축되고 있다. 지금 추세로 간다면 '샤크렛' 제작으로만 앞으로 1조여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A350 항공기의 화물 출입용 도어인 '카고 도어(Cargo Door)'의 양산 체제가 곧 가동되면 이 사업에서도 앞으로 5000억원의 매출이 추가로 생긴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은 B737NG 기종에 들어가는 플랩 서포트 페어링과 브라질 엠브레어사에서 개발한 70~100인승 항공기 ERJ-170/190의 중앙동체 구조물 등을 생산하고 있다.

민항기 구조물 생산 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인력 수급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본부 인원은 현재 2700명 가량이다. 올해는 280여명을 채용해 10% 이상 인원을 늘렸다. 항공기 제작에는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한데 이런 수요에 비하면 현재 인력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협력업체 배정 물량도 늘려가고 있다.

민항기 구조물 생산과 함께 무인항공기 개발, 항공기 중정비 사업에서도 꾸준한 트렉레코드를 쌓아 가고 있다. 중정비 사업은 KAI도 하지 않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업체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매출 구분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본부 매출은 지난해 5460억원 가량이다. 대한항공 전체 매출의 4.63%(개별 재무제표 기준)다. 이 비중은 차츰 높아질 것으로 내부에서 보고 있다. 특히 KAI 인수에 성공할 경우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KAI는 1조28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와 단순 합산하면 매출은 1조8000억원 가량이다. 올해 그 규모는 더욱 늘었다. 시너지 효과가 있어 전체 매출은 뜀박질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예컨대 대한항공 내부에는 항공기 제작 및 정비 관련 숙련된 기술자가 많다. 항공기 핵심 부품의 정비 능력도 갖추고 있다. 항공기 제작은 KAI가 맡고 대한항공이 부품 제조와 정비를 맡게 되면 항공기 제작의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국가적으로도 중복 투자를 방지할 수 있다. 해외 유력 항공기 제작 회사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집중 육성돼 왔으므로 여기에 대적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한 곳으로 모아주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기 제작 분야는 응집된 힘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는 분산돼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그 힘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약했던 항공우주산업 분야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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