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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농협, 금호리첸시아로 1100억 손실 위기 추가 할인분양 가정시 PF 대출금 절반 날릴수도..산은과 마찰 거듭

문병선 기자/ 김영수 기자공개 2012-11-05 13:59:01

이 기사는 2012년 11월 05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리첸시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인 우리은행과 농협이 사업장 부실화로 약 1100억원에 달하는 대출금 손실 위기를 맞고 있다. 저조한 분양률과 추가 할인분양 가능성 때문이다. 금호산업 워크아웃채권금융회사들과의 갈등, 특히 우리은행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산업은행의 무리한 주장도 큰 이유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지난 10월말 채권금융회사들을 상대로 '금호산업 부천 리첸시아 공사비 지급안'을 부의했으나 사실상 부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 이전 1차 안건 역시 찬성률 부족으로 부결됐고 우리은행은 이번에 수정 안건을 2차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역시 부결됐다.

◇채권단 갈등 지속시 추가 할인분양 불가피..우리은행 손실 커져

금호리첸시아 공사비 지급 안건이 채권단회의에서 거듭 통과되지 못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저조한 분양률로 애를 먹고 있는 금호리첸시아는 분양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호리첸시아는 아파트의 경우 모집공고안 대비 23.6%의 할인 분양을 실시하고 있고 상가의 경우 모집공고안 대비 37% 할인분양을 실시하고 있다. 예비투자자들의 할인분양률에 대한 기대심리는 더 올라가고 있어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할인분양률이 약 40%대로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률이 저조한데 채권단내 갈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가 할인 분양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분양대행사와 시공사(금호산업)는 분양수입을 거의 회수해 감에 따라 분양에 소극적으로 바뀔 수 있고 그 결과 손실은 대주단이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 금호리첸시아 사업장의 PF 대주단이다. 분양이 저조하면 저조할 수록 이들이 받는 타격은 커진다. 우리은행이 지분 62%를, 농협이 지분 38%를 들고 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던 2007년 삼성생명으로부터 1650억원에 사업장을 인수했고, 금호산업(실질 시행사 겸 시공사)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700억원을 추가로 대출해 줘 총 2350억원의 익스포저를 이 사업장에서만 갖고 있다. 하지만 금호산업 워크아웃 이후 현재까지 1원도 회수하지 못했다.

부천리첸시아 주체별 투자 및 회수금액 비교

이번 부의안건에 의하면 이미 우리은행과 농협은 이 사업장에서만 약 512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의 할인분양률(23.6%)로 분양이 완료될 경우 예상되는 추가 분양수입금은 2806억원이다. 이 중 필수사업비(276억원)와 직접공사비(614억원), 그리고 간접공사비(78억원) 등을 금호산업에 지급하고 나면 남는 돈은 1838억원에 불과하다. 총 2350억원의 대출금 중 회수금액은 1838억원으로, 회수율은 78.21%다.

그러나 추가 할인분양이 이뤄지면 회수율은 급감하게 된다. 40%의 할인분양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금호산업에 지급하고 남는 돈은 1202억원에 불과하고, 이는 총 2350억원의 대출금 가운데 51.15%(1202억원)를 회수하는 데 그치는 것이다.

우리은행과 농협은 이 사업장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당금은 현재 10% 가량 쌓아 둔 데 불과하기 때문에 향후 사업장 손실은 고스란히 두 은행 손실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분양대금 지급 방식 두고 우리은행-산업은행 이견

PF대주단은 직접공사비 등을 금호산업에 선지급하고 남은 분양수입대금으로 PF대출금을 회수하겠지만, 금호산업에 대금을 지급하는 시기를 분양률에 따라 유동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혹 금호산업이 공사비를 전액 회수하게 되면 분양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이러한 입장은 지난 8~9월 입장보다 크게 양보한 조치다.

현재 대주단과 채권단에서 논의되고 있는 공사비 지급 순서에 따르면 필수사업비(276억운)→워크아웃이후 직접공사비(VAT 포함 614억원)→워크아웃이후 PF대출금(700억원)→간접공사비(시행사 인수비용 감안 78억원)→워크아웃이전 PF대출금(1650억원) 등 순서다. 이 순서에 따르면 우리은행 등 PF대주단은 분양률이 100% 완료되어야 회수금액을 파악할 수 있는 불리한 구조를 안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우리은행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반발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분양수입대금이 에스크로계좌에 수취되는 즉시 공사비를 금호산업에 지급하라고 요구한다. 또 향후 발생할 모든 비용을 우리은행과 농협이 부담하라고 주장하며 대척점에 서 있다. 그 결과는 분양 지연이다. 산업은행이 왜 PF대주단측에 분양 지연을 무릅쓰고까지 손실을 감수하라며 반발하는 지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현재 부의된 안건에 의하면 금호산업은 약 614억원의 직접공사비를 선지급받게되고 사실상 이 사업장에 투자하는 자금 대부분을 회수해 손익분기점을 넘기게 되는데, 그 이후부터 분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은행 등은 우려하고 있다"며 "분양이 저조해지면 최대 1650억원(워크아웃 이전 PF 대출금) 전액을 날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또 다른 관계자는 "담보를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 손실이 확대되는 것을 방치하거나 동조하게 되면 업무상 배임 소지가 불거질 수 있어 우리은행은 추가로 양보하는 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은행과 농협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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