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머티리얼즈, 투자손실액만 650억원 육박 우선주 356억+CB 300억…대형 벤처캐피탈 다수 포함
이상균 기자공개 2012-11-27 13:40:37
이 기사는 2012년 11월 27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양광업체인 세미머티리얼즈가 화의절차에 들어가면서 이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세미머티리얼즈가 조달한 자금만 600억 원이 넘는다. 이 회사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중에는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갖춘 대형사들도 다수 포함돼있다. 태양광산업의 불황이 이렇게 극심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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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투자원금도 못 건질 판
세미머티리얼즈는 상환전환우선주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우선주의 경우 2007년 5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5차례에 걸쳐 총 306억 원 어치를 발행했다. 주당 발행가는 1차 발행분은 주당 6250원, 2차와 3차 발행분은 2만6000원, 4차 발행분은 2만8000원, 5차 발행분은 1만5863원이다. 실적 악화가 본격화된 2010년 12월의 주당 발행가가 이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 눈에 띈다.
우선주를 인수한 곳으로는 윈베스트벤처투자와 IBK캐피탈, 현대스위스3·4저축은행, KB인베스트먼트(09-5 KB벤처조합), 경기-KT녹색성장투자조합, 국민은행(플러스퓨처플랜사모 1·2호), 튜브인베스트먼트(튜브메가트랜드투자조합) 등이 있다. 이중 윈베스트벤처투자 등은 우선주 72만주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IBK캐피탈은 2010년경 상환전환우선주를 상환받았으나 나머지 투자기관들은 보통주 전환은 물론 상환청구도 이뤄지지 않았다. 세미머티리얼즈가 화의절차에 들어가면서 우선주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고스란히 떼이게 된 셈이다.
피해 규모도 상당하다. 우선주의 상환 금리는 1차 발행분만 연복리 7%이고 나머지는 모두 연복리 8%를 적용받는다. 이를 토대로 투자원금에 이자를 합친 금액은 311억 원에 달한다. 보통주로 전환한 45억 원도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손실액은 356억 원으로 불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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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머티리얼즈가 발행한 CB를 인수한 곳으로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튜브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삼성증권,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이 있다. 이들 투자자의 손실액도 수백억 원 규모다. CB의 경우 보통주 전환은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채 상환할증율이 116.64~125.9%이지만 회사가 화의절차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자지급도 기대할 수 없다. 결국 투자원금 281억 원에 이자를 합칠 경우 3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정책자금·프리IPO 성격의 투자금 많아
화의절차에 들어간 세미머티리얼즈의 재무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된 것은 2010년부터다. 당시 매출액 659억 원, 영업손실 118억 원, 당기순손실 13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매출액은 113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지만 당기순손실도 249억 원으로 100억 원 이상 늘어났다. 영업손실도 117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총액은 1233억 원, 부채비율은 451.3%에 달했다. 결손금도 127억 원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상환 요구 및 이자 지급이 불가능해졌다. 보유 중인 유형자산도 차입을 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담보로 잡혀 있는 상태다.
주목할만한 점은 세미머티리얼즈 투자자 중에는 투자실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벤처캐피탈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아주IB투자, KB인베스트먼트, 튜브인베스트먼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태양광산업 불황의 여파가 투자실력 여부와 관계없이 벤처캐피탈을 덮치고 있는 셈이다. 이들 대부분은 2000년대 후반 태양광산업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투자했다. 이중에는 정책금융공사에서 출자를 받아 결성한 조합도 포함돼 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세미머티리얼즈가 2010년에 상장(IPO)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프리IPO 투자를 한 곳이 많았다"며 "태양광산업이 이 정도로 침체될 것이라고는 솔직히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업체들의 공급 과잉, 유럽발 경제위기로 보조금 축소와 발주가 급감한 것이 주요인"이라며 "이미 매출액 1000억 원 이하의 태양광업체는 대부분 정리된 상태이며 이제는 중견업체를 거쳐 대기업으로 위기가 전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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