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실 투자 자금 120억 묶였다 현대기술 30억·솔본 20억·NHN인베스트 15억 등
이상균 기자공개 2012-12-04 16:16:18
이 기사는 2012년 12월 04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양광업체인 글로실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이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글로실에 묶인 투자원금만 120억 원에 달한다. 당장 투자손실을 본 것은 아니지만 글로실의 회생절차에만 최소 4~5년이 걸릴 것으로 보여 투자금 회수도 그만큼 기약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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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실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것은 지난 1월이다. 이후 대구지방법원 파산합의부는 지난 4월부터 5차례의 관계인집회를 거쳤다. 지난 10월에는 담보채권자의 97.5%, 회생채권자의 72.19%의 동의를 얻어 글로실의 회생계획안 인가를 결정했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회생채권자는 2017년까지 원금 100%를 분할 변제받고 이자는 회생절차 개시 후 2014년까지 연 6.0%로 분할해 상환받기로 했다. 금융기관 대여채무권자 및 구상채무권자, 상거래채무권자 등은 모두 원금의 30%를 변제받고 나머지 70%는 출자 전환한다. 기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주식은 30대 1로 감자한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보통주와 우선주는 각각 20대 1과 3대 1로 감자한다.
사정이 다급해진 것은 글로실에 투자한 벤처캐피탈들이다. 투자금 회수는 커녕 투자원금도 보전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과거 IMF 시절 무너진 회사들의 경우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떠 앉았다가 다시 되파는데 8년 이상 걸린 것이 수두룩하다"며 "시간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글로실 투자자 역시 비슷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선주 발행해 120억 조달
글로실은 지난 3년간 두 차례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해 총 120억 원을 조달했다. 우선 2009년 6월에 3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우선주 93만7500주를 주당 3200원에 발행했다. 2010년 10월에는 우선주 243만2426주를 발행해 90억 원을 조달했다. 주당인수가는 3700원으로 이전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주요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현대기술투자가 가장 많은 30억 원을 투자했다. KoFC-현대기술투자 Pioneer Champ 2010-11호 투자조합을 통해 우선주 81만811주를 인수했다. 그 뒤를 이어 솔본인베스트먼트가 20억 원을 투자했다. 보유 중인 솔본기술산업고용창출투자조합이 우선주 54만540주를 인수했다. NHN인베스트먼트의 경우 고유계정을 통해 우선주 40만5405주를 인수하면서 15억 원을 투자했다. 이들 투자자들은 모두 2010년 10월, 주당 3700원에 우선주를 인수한 곳이다. 기업은행은 이보다 앞선 2009년 6월에 10억 원을 투자했다. 주당 3200원에 우선주 31만2500주를 인수했다.
◇조합 결성한지 1개월도 안돼 투자한 곳도 있어
이중 기업은행을 제외한 투자자들은 회사 설립 혹은 조합을 결성한지 반년 이내에 글로실에 투자했다. 투자검토가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현대기술투자의 KoFC-현대기술투자 Pioneer Champ 2010-11호 투자조합은 2010년 8월에 정책금융공사에서 출자를 받아 결성했다. 결성규모는 200억 원이며 대표펀드매니저는 박병현 상무가 맡고 있다. 조합을 결성한지 두 달 만에 글로실에 투자한 것이다. 더욱이 이 회사가 운용하는 KoFC 현대 Pioneer Champ 2011-7호투자조합 역시 정책금융공사가 메인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했다.
솔본인베스트먼트의 사정은 더 좋지 못하다. 글로실에 투자한 솔본기술산업고용창출투자조합은 지난 2010년 10월에 215억 원 규모로 결성했다. 조합 결성 이후 투자에 걸린 시간이 한 달도 채 되지 않는다. 여기에 내부 불협화음으로 핵심인력들이 대거 빠져나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조합이다. 글로실 투자실패 여파에 따라 향후 펀드레이징에도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NHN인베스트먼트의 경우 2010년 6월에 회사를 설립해 4개월만에 글로실에 투자했다. 문제는 이 회사가 고유계정으로 투자했다는 점이다. 조합계정과 달리 고유계정은 전액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기 때문에 투자손실은 곧 회사 재무제표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
글로실의 우선주를 인수한 투자자들은 단 한주도 보통주 전환 및 우선주 상환을 신청하지 않았다. 글로실의 이익잉여금이 남아있지 않아 상환신청을 해도 받아들일 형편이 되지 못했다. 결국 투자원금 120억 원에 연복리 8%에 해당하는 상환이자가 묶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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