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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등급을 사수하라…KT의 숙제는 수익성 개선 자산매각·매출채권유동화론 부족…영업현금창출력 회복 '관건'

황철 기자공개 2012-12-13 18:37:16

이 기사는 2012년 12월 13일 1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우량 기업들의 대외 신인도가 전만 같지 않다. KT·포스코·SK텔레콤 등 AAA급 3대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외 신용평가사의 시각차는 엄연하지만 이들 재무구조에 부정적 변화가 생긴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KT는 재무비율로만 보면 3사 중 가장 열위한 위치에 놓여 있다. 언제 글로벌 신용도 A급 반납을 통보받아도 할 말이 없을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 매출채권 유동화와 지속적인 자산매각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 더디다.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KT는 포스코의 전철을 피해갈 수 있을까.

◇ 과점적 지위에서 무한경쟁 속으로

KT는 포스코·SK텔레콤과 함께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최우량 기업의 반열에 올라 있다. 세 곳 모두 공기업으로 출발해 정부의 보호 아래서 과점적 시장 지위를 누린 공통점이 있다. 당연히 국가 정책상 없어서는 안 될 중요 산업에 포진해 업종 역사와 함께 하며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 이는 민영화 이후까지 오랜 기간 일반 기업으로서는 범접하기 힘든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 같은 성장사는 최근 크레딧 시장에서 울리는 경고음의 근원을 밝히는 데도 중요한 키 포인트(Key-Point)가 된다. 성장 과정을 뒤집어 보면 크레딧 리스크 확대 요인의 상당 부분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KT는 2007년까지만 해도 에비타마진(EBITDA marzgin) 30%,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12%를 넘어서는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보였다. 커버리지 배율(Debt/EBITDA) 1.3배, 차입금의존도 28.7%, 부채비율 101% 등 각종 재무지표 역시 국내 최우량 수준을 유지했다.

절대 수치로도 차입금은 지금의 2/3 정도인 5조 원에 머물렀다. 반면 현재보다 두 배에 가까운 1조 원 이상의 넉넉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선 및 초고속인터넷 부문의 독보적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 사업·재무구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즈음부터 국내 통신업계는 최대 변곡점을 맞는다. 2007년 3G 서비스 개시를 기점으로 시장 경쟁이 심해졌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은 통신업계 전체의 수익성과 영업현금창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KT

2009년 1월 LG 계열 통신 3사 합병,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유선상품 재판매 등 경쟁사들의 유무선통합 경쟁도 가열차게 전개됐다. KT는 당시까지 가입자 포화상태에 놓인 유선통신시장에서 더 이상 상승이 불가능할 정도의 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었다.

뺏길 게 없는 경쟁사의 공격적 영업은 절대강자의 시장을 조금씩 침범했다. KT의 유선전화 점유율은 2008년 85%에서 현재 70%로 떨어졌다. 유선전화의 지속적 부진은 KT 매출 정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유선전화부문 매출액은 2011년 3조8095억 원으로 7조 원 이상을 나타내던 2002년의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그렇다고 시장을 내주고만 있을 KT가 아니다. KT는 2009년 케이티프리텔(KTF)과의 합병을 통해 이동통신부문의 영업을 강화했다. 이를 계기로 정체상태에 놓였던 가입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후 KT스카이라이프와의 연계영업을 통해 IPTV 서비스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공격적 경영은 상당한 재무적 부담을 야기했다. 당장 2009년 KTF와의 합병 과정에서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3000억 원에 이르는 주식매수청구 등 8000억 이상의 비용이 발생했다. 같은 해 말 합병 후속조치로 인력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명예퇴직 비용 약 9000억 원을 지급해 퇴직금 지급액이 전년 대비 1조 원이나 증가했다.

이는 2008년말 6조5000억 원(KTF 합산)이던 순차입금이 9월말 현재 7조2344억 원까지 늘어나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특히 합병 후 이동통신부문 영업 강화와 고가의 스마트폰 확산 등으로 단말기할부채권 잔액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이때문에 매출채권이 급증해 운전자본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부터 LTE망 투자까지 겹치면서 차입금 증가와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졌다.

그 결과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2011년말 2조4161억 원으로 KTF합병 직후인 09년말 3조1138억 원의 78%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규모 투자가 겹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09년말 3225억 원에서 지난해말 -1조62220억 원으로 대규모 부(-)의 상태에 빠졌다.

◇ KTF 합병 전후 재무구조 악화

재무상황 저하는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등급 강등 경고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KT는 올해 들어 자산매각과 매출채권유동화 등을 통해 신용도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신평사 역시 재무개선 노력을 기다려주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효과를 논하기 성급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T는 최근 차입금 축소를 위해 보유 부동산, 구리동 등 자산매각을 진행 중이다. KT는 2010년부터 6500억 원 이상의 부동산을 매각해 왔다. 또 광케이블 비중을 늘리면서 불필요해진 구리동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불어난 경상·비경상적 비용에 비해 자산매각의 효과가 미미한 상태다.

가시적 효과를 나타내며 자체적으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다. 올해 차입금 축소와 영업현금흐름의 의미 있는 개선을 이루게 해준 것도 매출채권유동화였다.

KT는 올해 단말기할부채권을 SPC에 팔아 약 2조2500억 원 어치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9월말 현재 매출채권 잔액이 지난해 대비 1조1117억 원이나 줄어든 계기였다. 9월까지 발행한 ABS는 약 1조8000억 원이었다.

이는 현금흐름의 비약적인 개선으로 이어졌다. 9월말 현재 NCF는 3조4352억 원으로 2009년말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2조4161억 원보다 1조 원 이상 증가했다. 총차입금도 지난해말 8조5015억 원에서 9월말 7조7356억 원으로 80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KT는 앞으로 발생하는 단말기할부채권 전량을 유동화해 운전자본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기존 매출채권의 상환이 이뤄지면 유동성 확충에 가속도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 자산매각 앞서 수익성 개선 관건

하지만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현금성자산으로 순차입금이 기대만큼 줄지 않아 아직은 우려를 해소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이다. 9월말 KT 현금성자산은 5012억 원으로 09년말(1조5746억 원)의 1/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순차입금은 아직 7조2344억 원에 달한다.

△ARPU 하락 △마케팅비용의 하방경직성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는 업종 특성상 영업창출현금력을 제약할 요인도 많은 상태다. 이때문에 자산매각이나 유동화 이외에 영업활동을 통한 유동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무선 통합을 계기로 통신업계의 경쟁 양상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고 이는 수익성과 영업현금창출력의 가변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산업환경의 변동성이 커 지속적인 투자와 마케팅이 필요해 재무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결국 영업수익을 통한 현금창출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가 신용도 유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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