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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 전방위 투자 실효 거둘까 자사주 매각 등 자금조달 나서..재무구조 부담 불가피

안경주 기자공개 2012-12-24 16:01:19

이 기사는 2012년 12월 24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가스가 사업 다각화 등을 위한 신규 투자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프로필렌 생산 공장, 유라시아 해저터널 프로젝트 지분 참여 등 투자금도 수백억~수천억 원 규모다. 그러나 투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차입규모가 확대되면서 재무구조에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24일 SK가스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프로판 탈수소화 공정(PDH)을 통한 프로필렌 생산 사업을 추진하고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LPG(액화석유가스) 탱크 터미널이 있는 울산에 연간 60만 톤 규모의 프로필렌 생산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프로필렌은 주로 NCC(나프타분해설비) 등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며 PP(폴리프로필렌) 등 합성수지와 화학섬유 원료로 사용된다.

SK가스 관계자는 "기존 LPG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투자 규모 등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60만 톤 규모로 PDH 기반의 프로필렌 생산공장 건설을 위해서는 5000억 원 가량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LPG 탱크 터미널 등 기존의 시설을 활용하더라도 수천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공법에 따라 투자 규모가 달라지겠지만 기존의 울산공장의 시설을 활용하더라도 최소 2000억~30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한 대규모 투자"라고 말했다.

SK가스는 지난 11월 유라시아 터널(ATAS) 사업 지분 인수에도 나선다고 밝혔다. SK가스는 566억 원을 투자해 신주인수 방식으로 지분 18.77%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2014년 9월까지 1120억 원을 투자해 판교 사옥 신축도 추진 중이다. 앞서 SK가스는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7개월간 울산 탱크터미널 설비 증설에 1338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SK가스 주요 재무제표(3분기)

잇따른 신규 투자는 SK가스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전략 변화로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재무구조가 빠르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8160억 원이던 총차입금 규모는 올해 9월 말 기준 1조2211억 원으로 급증했다. 덩달아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43.69%에서 올해 9월 말 190.89%로 47.2%포인트 상승했다.

SK가스는 투자가 확대되면서 자사주 매각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계열사인 그린바이로 주식 처분을 통해 168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 20일에는 자사주 9.96%(86만 주)를 매각해 731억 원을 마련했다. SK가스 관계자는 "자사주 처분은 울산 공장 건설 등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시드머니(Seed money) 확보 차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가스는 4분기(10~12월)에만 단기차입금 상환(7381억 원) 등을 위한 자금 1조993억 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신규 투자금 대부분을 외부 조달할 여지가 커 재무구조 악화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모회사가 SK케미칼로 바뀐 후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수백억~수천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 "투자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예상되는 투자금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 외부 조달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투자로 인한 이익 증가가 본격화될 때까지는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영업이익 증가 등 수익성 개선은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SK가스의 올해 9월 말 영업이익은 1185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2010년 2.25%였으나 2010년 2.76%, 올해 9월 말 3.14%로 증가세다.

한편 SK가스가 자금 조달을 위해 매각한 자사주 86만 주를 SK신텍이 매입하면서 투자금 확보와 지배구조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창원 부회장은 SK케미칼을 통해 SK가스와 SK신텍을 지배하고 있다. SK케미칼은 SK가스 지분 45.53%와 SK신텍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최 부회장의 SK가스 지분 6.12%를 합치면 총 51.65%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췄다.

여기에 SK신텍이 그동안 의결권에 없던 SK가스의 자사주 9.96%를 인수, 의결권을 부활시키면서 SK가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2010년 말 SK가스의 최대주주가 SK㈜에서 SK케미칼로 바뀐 이후 가장 큰 지분 매각"이라며 "최 부회장으로서는 SK가스의 필요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배구조를 더욱 강화시킨 '1석2조'의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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