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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M 침체 속 틈새 노린 동양증권 '1위' [총괄]STX 거래 싹쓸이..하나대투 · 대신 약진

박창현 기자공개 2012-12-28 23:14:47

이 기사는 2012년 12월 28일 23: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은 주식자본시장(ECM) 플레이어들에게 '재앙'과 같은 한 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실물 경제와 주식 시장이 모두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일 년 내내 보릿고개를 경험했다. 실적 악화로 기업들의 주식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주식을 활용한 거래 역시 자취를 감췄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기업들도 적정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일이 잦아졌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침체된 시장 상황은 투자은행(IB) 전체 실적 규모를 통해서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IB들이 주관한 ECM 거래(IPO, 유상증자, 주식연계증권 등) 규모는 3조1226억원으로 전년(8조1783억원)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거래 주관 실적이 있는 IB도 전년 37곳에서 24곳으로 10곳 이상 줄었다. 13곳의 증권사가 단 한 건의 주관 실적도 올리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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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려운 시장 속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승자가 있기 마련이다. 2012년 ECM의 스타는 단연 동양증권(이하 동양)이다. 한계기업 공략을 영업 전략으로 삼고 있는 동양증권에게 올해와 같은 침체기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동양증권과 더불어 한계기업 마케팅에 적극적이었던 대신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등도 리그테이블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동양증권은 2012년 한해 총 4건, 6047억원의 주관 실적을 올리면서 더벨 ECM 주관 리그테이블 1위를 차지했다. 동양증권의 ECM 왕좌 등극은 STX그룹의 공이 크다. 동양증권이 주관한 4건의 거래 중 3건이 바로 STX그룹 계열사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딜이었다. 지난 3월 STX팬오션(2500억원)을 시작으로 8월과 9월 STX(1000억원)와 STX조선해양(2000억원) BW 발행 주관을 동양이 단독으로 맡았다. STX그룹을 통해서만 5500억원의 주관 실적을 쌓은 것이다.

동양증권은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은 기업군을 대상으로 ECM 틈새시장을 노리는 생존 전략을 구사해왔다.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한계기업들에 최적의 자금조달 방안을 제공하고 신속하게 거래를 실행하는 것이 바로 동양증권의 전략이다. 동양증권의 전략은 최근 침체된 시장 상황과 맞물려 확실한 수요층을 형성했다. 올해 그 중심에 STX그룹이 있었다. STX그룹은 그룹 주력 사업인 해운과 조선 업황이 동시에 꺾이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동양증권은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 BW를 통한 자금조달안을 마련했고, STX 전속 IB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거래 한 건이 아쉽던 때 수 천억원 규모의 대형딜을 3건이나 수임하면서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동양증권은 한계기업의 대명사인 동부그룹과도 일을 같이 했다. 4건의 실적 중 나머지 1건이 바로 동부 계열사인 동부씨엔아이 유상증자(547억원)건이다.

하나대투증권은 ECM 거래실적 7건, 5143억원으로 동양의 뒤를 이었다. 2011년 10위에서 수직 상승했다. 실적 규모가 반토막난 상황에서 결국 빅딜 수임 여부가 순위를 갈랐다. 하나대투증권의 경우는 대한전선이 효자 노릇을 했다. 대한전선의 3476억원 규모 유상증자 거래를 주관하면서 주관 실적이 2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IPO시장 최대어인 CJ헬로비전 대표주관(2932억원)을 맡은 KDB대우증권과 현대상선 유상증자(1969억원)를 주관한 대신증권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규모보다는 건수로 승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체 IB 가운데 가장 많은 13건의 주관 실적을 기록하면서 ECM 리그테이블 4위에 올랐다.

중소형 증권사인 아이엠투자증권의 선전도 눈에 띈다. 아이엠투자증권은 4건, 2101억원의 주관실적을 쌓으면서 리그테이블 6위를 기록했다. 동부건설 BW(800억원)과 동부제철(1000억원) 등 역시 한계기업 발행 주관 실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대비 실적이 1/10 토막 나면서 7위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23건, 1조3319억원의 주관 실적을 올렸지만 올해는 8건, 1463억원으로 실적 건수와 규모가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LIG그룹 기업어음(CP) 부정발행 사건과 웅진 법정관리 사태 등에 얽히면서 IB 입지가 크게 줄어든 것이 영업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국계 증권사들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현대오일뱅크와 KDB산업은행, LG실트론 IPO 등 외국계가 참여하고 있는 주요 빅딜이 모두 연내 상장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불발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는 CJ헬로비전 대표주관을 맡은 JP모간만이 유일하게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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