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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주치의 동양증권, ELB 부동의 1위 아이엠證, 동부 '후광' 업고 2위로 '껑충'…중소 IB, 시장 잠식

한형주 기자공개 2012-12-28 23:42:51

이 기사는 2012년 12월 28일 2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연 '재무주치의'다웠다. 동양증권은 2012년 주식연계증권(ELB) 시장에서도 능력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2011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다. STX그룹과의 찰떡궁합이 일궈낸 성과다. 재무적 난제에 봉착한 기업의 자금 조달을 이끈다는 기존 전략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STX 한우물만 팠다.

2012년 머니투데이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ELB 시장에서 총 3건, 5500억 원 규모의 주관 실적을 냈다. 3건 모두 STX그룹 계열사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딜이었다. 딜 주관 규모는 같은 기간 ELB 부문 2위를 기록한 아이엠투자증권 주관 실적의 3배에 가깝다.

이같은 성과는 동양증권을 전체 주식자본시장(ECM) 1위 하우스로 끌어 올리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동양증권의 2012년 ECM 거래 건수는 총 4건. ELB 발행 딜 주관 건수에 유상증자(동부CNI) 한 건이 추가됐을 뿐이다. 포스코특수강의 연내 상장이 무산되면서 이 증권사는 2012년 단 한 건의 기업공개(IPO)도 주관하지 못했다. 즉 철저히 ELB 주관 실적만으로 ECM 왕좌를 차지했다.

동양증권은 2012년 3월 STX팬오션의 2500억 원 규모 BW 발행 거래를 대표주관했다. 한 해를 통틀어 ELB 부문에선 최대 규모 딜이었다. 7곳의 인수사를 모집하는 등 만발의 준비 끝에 청약 흥행에 성공, 2011년 말 STX조선해양 BW 청약 실패를 만회하며 재기의 발판을 다졌다.

STX그룹과의 네트워크는 더욱 끈끈해졌다. 동양증권은 8월 STX(1000억 원)와 9월 STX조선해양(2000억 원) BW 발행 딜을 잇따라 수임, 실권 없이 모든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주식시장 침체에도 불구, 잇단 성과를 올리면서 인수단으로부터 "동양 없인 딜이 안된다"는 평까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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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실적은 명목실적에 수수료율을 토대로 산정한 가중치를 차등 반영한 거래실적. 수수료율이 높은 거래를 주관한 IB일수록 명목실적 대비 조정실적이 높게 책정.

리스크가 큰 딜에선 과감히 발을 빼는 모습도 보였다. 동양증권은 한 해 동안 STX그룹과의 거래만 수행했다. 2011년 다수 기업의 자금 조달에 관여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당시 동양은 대한전선과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세아제강 등 다양한 한계기업들의 ELB 발행에 구원투수로 나섰다.

2012년에도 거래 제안은 많았다.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건설과 동부제철은 각자 BW 발행을 결정하면서 일제히 동양증권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결과적으로 두 기업의 BW 청약이 흥행 참패로 끝나면서 동양증권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다시금 주목받았다.

중소형 증권사인 아이엠투자증권의 비상도 눈에 띈다. 아이엠증권은 ELB 시장에서 한 해 동안 총 3건, 1950억 원 규모의 주관 실적을 내며 2위로 껑충 뛰었다. 최근 3년 간 10위권에 든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성적이다.

아이엠증권은 동양증권이 외면한 동부그룹을 끌어 안았다. 6월 동부건설의 800억 원 규모 BW 발행 거래를 대표주관한 데 이어 10월엔 동부제철(1000억 원) BW 딜도 맡았다. 하지만 동부그룹과의 궁합은 별로였다. 동부건설과 동부제철의 BW 청약에서 각각 448억 원, 725억 원에 달하는 실권이 발생, 총 445억 원 어치의 실권물량을 떠안는 수모를 겪었다.

하나대투증권은 STS반도체통신(700억 원)과 페이퍼코리아(100억 원)의 BW 딜을 수행, 730억 원의 주관 실적으로 3위에 랭크됐다. 부국증권(230억 원)과 대신증권(227억5000만 원)이 4~5위로 뒤를 이었다.

2012년 ELB 시장의 주요 특징은 주관사 목록에서 국내외 대형 증권사들이 대거 빠졌다는 점이다. 2010~2011년까지만 해도 우리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 같은 대형 IB들이 수위를 다퉜지만 2012년 들어 모두 자취를 감췄다. 그 공백을 이트레이드증권과 동부증권, 유진·LIG·하이투자증권(6~10위)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메웠다.

수수료가 적용된 조정 실적 순위도 큰 변화는 없다. 동양증권의 실적이 4784억9600만 원으로 여전히 1위고, 명목 실적 6위인 이트레이드증권이 4위로 올라간다. 그 뒤를 대신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이으며, 부국증권이 7위로 내려앉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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