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너도나도 해외수주, 기대반 우려반 대형사 조직강화 잇따라…원가율 상승, 출혈경쟁 부담

이대종 기자공개 2013-01-08 10:39:43

[편집자주]

건설업계에 장기 불황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대외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업황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하다. 생존을 위한 사투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건설업계 재무여건을 살펴보고, 위기극복을 위한 운용전략 대해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13년 01월 08일 10: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계의 눈과 귀가 온통 나라 밖에 쏠려 있다. 몸집이 큰 대형건설사들은 신년사를 통해 대부분 해외수주 강화를 언급했다.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주택사업을 벌이기가 부담스럽고 관급공사 경쟁도 심화돼 일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많은 건설사들이 국내 영업팀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해외사업 관련 부서를 신설, 전력 보강에 나섰다. 다행히 해외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최대 수주 지역인 중동 지역 발주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해외수주 시장이 특정 지역에 몰린 탓에 국내 건설사끼리의 경쟁이 불가피하고 원가율 상승부분이 올해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우려스럽다.

◇ 해외사업 전력보강 올인

현대건설은 최근 기존 4개실이었던 해외영업담당실을 5개실로 확대했다. 해외의 주요 시장을 분석·조사하는 해외영업기획실을 신설해 수주력 강화를 꾀하려는 의도다. 현대건설은 지난 해 지속적인 성과를 이뤄낸 남미의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에서 정유공장과 복합화력발전소 등의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플랜트지원본부와 플랜트엔지니어링본부, 발전사업본부, 석유화학사업본부 등 4개 본부로 운영되던 플랜트사업부문에 해외영업본부를 추가로 신설했다. 플랜트 관련 분야에서 꾸준한 영업력을 과시했던 대우건설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공사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9년까지만 해도 12개국 29개에 그쳤던 해외현장 수를 지난 해 17개국 43개로 늘린 SK건설은 인프라 부문 수주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전 사업부문에 걸쳐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이고 수익성을 높이는데 고심 중이다. 특히 일부 건설사에 국한됐던 오일샌드(Oil Sand) 등의 신규 수주를 늘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 해 해외영업본부를 꾸린 GS건설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원할하게 하기 위해 주요 거점 지역인 동남아와 중동지역에 공무·구매 지원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특히 스페인 수(水)처리업체인 '이니마'를 인수한 만큼 관련 진출을 본격화하는 한편 알제리와 미얀마에 지역 전문가를 파견해 영업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주택사업 비중은 물론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도 크게 줄이기로 한 한라건설은 해외 플랜트 수주를 늘리기 위해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베트남 지사를 발판으로 국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했던 사업포트폴리오를 해외 건축 부문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중동·아시아 수주물량…'양호'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 건설사들이 기록한 해외 수주 총액은 648억7791만 달러이다. 이 가운데 중동 지역에서 수주한 물량이 368억7242만 달러로 절반을 넘고 아시아 지역이 194억3651만 달러, 아프리카가 16억1508만 달러 등이다. 중동발 공사물량이 우리나라 한 해 해외수주 총액을 좌지우지 하는 셈이다.

다행히 올해 예상된 중동발 수주물량은 넉넉한 편이다. 중동 경제전문지 미드(MEED·Middle East Economic Digest)가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중동 지역 발주 계획은 2538억 달러로 올해보다 7%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지역의 발주 물량은 자국 건설사가 독점하는 경우가 많아 나라와 부문별로 발주 규모를 구분할 필요는 있지만 국내 건설사들은 하반기 수주를 노리고 있다.

중동 지역 수주물량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지만 아시아나 아프리카, 남미 등 지역에서도 대규모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발주를 지연했던 비중동지역의 플랜트 수주 등이 올해 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까지 수주 지역 다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예상되고 있다.


clip20130107090154

◇업체 간 출혈경쟁 심화…공종 다변화 숙제

다만 중동 지역의 수주물량이 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주력 공종도 비슷한 경우가 많아 국내 건설사 간 경쟁은 올해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초저가 수주를 내걸고 중국 건설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급격히 늘면서 수주물량 확보가 어렵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내 건설사 간 출혈 경쟁이 더 위협적이라는 게 건설업계 안팎의 설명이다.

해외 사업 부문의 원가율은 올해가 정점일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는 해외 공사 기간 등을 고려해 수주잔액을 해소하는 기간을 2년 남짓으로 추산한 것으로 지난 2010년과 2011년 당시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진출을 넓히기 위해 저가수주를 마다하지 않았다. 질적 경쟁보다 우선한 양적 경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여기에 주력 부문만으로는 매출액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공종을 다각화하고 수주 지역의 외연을 확대시켰던 학습비용도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화공플랜트 중심 건설사들의 비화공 부문 진출이 많았다"면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한 학습비용이 주력 공종보다는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clip20130107090034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