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에버라이프 전면 지원 나서나 미즈호뱅크 채무 1594억 보증.... 일본 화장품사업 '가늠자' 될 듯
신수아 기자공개 2013-01-23 16:38:54
이 기사는 2013년 01월 23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에버라이프를 인수하며 일본 화장품 시장을 집중 공략에 나선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본격적으로 '주인' 역할을 시작했다. 계열사에 대한 채무 보증과 담보 제공에 소극적이었던 LG생건이 에버라이프 지원의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LG생활건강은 23일 지난해 인수한 일본의 화장품 업체 에버라이프가 미즈호 뱅크에 지고 있는 채무 1594억5120만 원을 보증한다고 밝혔다. 이는 자기자본의 20.1%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보증기간은 1월 25일부터 내년 1월 24일까지다.
LG생건 관계자는 "기존 에버라이프의 주주였던 CLSA Sunrise Capital L.P.의 채무보증을 넘겨받은 것"이라며 "에버라이프가 추가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2012년 3분기 기준으로 LG생건이 특수관계자를 위해 제공하고 있는 담보와 보증은 없는 상황이다. 이번 채무 채무보증 결정은 지난 2010년 11월 1년 간 락금생활건강무역(상해)유한공사의 해외차입금 1만9500 위안화에 대한 지급보증을 선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매물로 나와 다소 취약해진 에버라이프의 일본 내 입지를 다지고, 최단 시간내에 긴자스테파니와의 시너지를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고 있다.
LG생건은 앞서 코카콜라, 해태음료, 더페이스샵 등을 인수한 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에 안간힘을 쏟았다. 코카콜라와 해태음료의 경우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고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등의 경영정상화를 통해 실적 기여도를 향상 시킨바 았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에버라이프에 대한 본사의 관리가 시작된 셈이다.
최근 발표된 2012년 4분기 실적뿐 만 아니라, LG생건의 사업구조를 감안할 때 에버라이프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2012년 4분기 음료 부문과 고가 화장품 등의 부진으로 다소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며 "점차 해외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이 기대감 만큼 따라주어야 장기적인 성장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에버라이프'는 성공의 가늠자이다.
실제로 화장품 부문의 해외매출액은 2011년 4분기 379억 원에서 지난해 4분기 648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더페이스샵의 중국과 일본 내 선전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2011년 말 215개이던 매장수가 지난해 328개로 증가했으며, 일본 매장 역시 2011년 412개에서 지난해에는 842개로 유통망이 크게 확대됐다.
궁극적으로 해외시장에서 한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더페이스샵에 의존적인 해외 사업 부담을 분산시켜야하는 상황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긴자스테파니로는 일본 시장 공략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에버라이프를 인수 했던 만큼 LG생건이 상당히 집중하고 있는 모양"이라며 "양사를 통한 일본시장에서의 성공은 즉 해외시장 영역 구축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건의 에버라이프에 대한 기대감을 가늠케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일본 화장품 사업에 대한 전망이 결코 핑크빛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안심할 수 만은 없다. 과점시장인 일본 화장품 업계 공략을 위해 '통신판매'와 '식이화장품'를 품에 안았지만, 긴자스테파니와 에버라이프의 실적 감소세가 복병으로 꼽힌다. 긴자스테파니는 2009~2011년 3년간 매출이 1221억 원에서 664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296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반토막나버렸다.
또한 현대증권에 따르면 에버라이프는 2012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083억 원, 208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2%, 25%감소했다. 여기에 통신판매와 식이화장품 분야 초년병인 LG생건이 과연 얼마나 단시간내에 턴어라운드 시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향후 성장은 화장품 사업분야의 성장이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매출 비중을 늘려나가는 상황에서 결국 긴자스테파니와 에버라이프의 M&A효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는 것이 키워드"라고 말했다. 기대감과 우려가 뒤섞인 상황에서 일본 화장품 시장에 대한 LG생건의 질주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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