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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신문로 사옥 떠안게 된 배경은? 금호생명 매각 걸림돌 제거·진성매각 요건 충족 수단

이효범 기자공개 2013-02-05 15:39:54

이 기사는 2013년 02월 05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이 제이알제1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제이알제1호)와 신문로 사옥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풋옵션을 제공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기 직후 5년 후의 불투명한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한 손실을 안겨줄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해 더욱 눈길을 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2009년 1월 제이알제1호와 신문로 사옥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4년이 경과된 후 6개월 동안 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을 뒀다. 6개월간 콜옵션 미행사시 제이알제1호가 매도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풋옵션)도 계약에 포함됐다.

대우건설이 미리 정해진 2867억 원의 가격에 건물을 살 수밖에 없는 계약이다. 이 가격은 제이알제1호의 매입가 보다는 467억 원 높고, 당시 감정평가액(프라임감정평가법인)보다는 36억 원 낮다.

대우건설이 이 같은 계약을 맺게 된 배경은 200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동성위기를 겪고 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4조574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그룹 자금 사정을 해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획에 따라 금호생명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매각협상 과정에서 금호생명의 매각가를 1조~1조5000억 원으로 평가했지만, 경기 한파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다보니 원매자들과의 협상에 난항을 거듭했다. 2008년 12월12일 본 입찰 이후에도 가격에 대한 시각차는 여전했다.

특히 2008년 내에 끝낼 계획이었던 금호생명 매각은 부동산 평가액에 대한 시각이 엇갈려 지연됐다. 금융위기 직후 부동산경기 침체와 자산가치 하락으로 원매자들이 금호생명 사옥의 매입가격을 2000억 원에도 못미치는 가격으로 평가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에 따라 금호생명 매각에 앞서 이 건물을 따로 처분키로 했다.

이 때 부동산 자산관리업 정식인가를 받은지 반년도 지나지 않았던 제이알자산관리가 매입의사를 밝히면서 유동성 확보를 원하던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양측은 협의를 통해 수일 만에 이 건물을 매매키로 결정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입장에서는 금호생명 매각의 장애물을 제거한 셈이었고, 제이알자산관리 측에서는 성공적인 딜(Deal)을 완료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제이알자산관리는 현대자동차그룹 출신으로 현대산업개발 부회장, 주택협회장 등을 역임한 이방주 현대산업개발 고문이 2008년 10월 말 설립한 부동산 투자회사. 실제 주인은 이방주 고문의 친동생인 이민주 회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는 계열사인 금호생명과 대우건설이 입주해 있는 이 빌딩의 임차기간을 매각 이후 5년간 보장받기로 했고, 추후 건물을 되살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반대로 제이알 자산관리는 대우건설이 이 건물을 매입하도록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을 두면서 계약이 성사됐다.

제일알자산관리측이 대우건설에게 풋옵션을 청구하도록 한 이유는 진성매각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금조달을 위해 빌딩을 팔면서 다시 되사는 조건을 내걸게 되면 회계상 부채로 인식, 매각대금을 차입으로 인식하면서 재무구조개선이라는 CR리츠 영업인가 조건을 위반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에게 확정된 가격으로 매입부담(제이알 풋옵션 보장)을 전가해 위험을 회피하게 됐고, 대우건설은 의지와 무관하게 대주주 결정으로 사옥 매입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시 계열사로서 그룹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제이알 측과 협의해 매매방식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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