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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삼부토건 자금지원 놓고 또 ‘핑퐁게임' 우리銀 "400억 단독지원", 부채권銀 "추석자금 先정산"..공사대금 결제 차질

길진홍 기자공개 2013-02-13 11:05:23

이 기사는 2013년 02월 13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주단협약을 통한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삼부토건의 자금지원을 놓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갈등을 빚고 있다. 하도급업체에 밀린 공사대금 지급을 위해 긴급자금 수혈이 필요하지만 지원방식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13일 "지난 8일 하도급업체 대금지급 등 운영자금 용도로 은행에 400억 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채권단 내부 이견으로 결제가 미뤄지고 있다" 고 밝혔다.

삼부토건이 하도급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공사대금은 1000여억 원. 삼부토건은 각 업체를 설득해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까지 대금 지급을 늦춰놨으나 약속을 어기게 됐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부채권은행들이 자금지원 방식을 놓고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삼부토건에 르네상스호텔을 후순위 담보로 잡고 400억 원을 단독으로 지원하는 안건을 채권금융기관협의회 표결에 부쳤다. 안건에는 작년 추석 때 지급한 230억 원의 신규자금을 각 채권은행들이 떠안는다는 단서가 붙었다.

국민은행과 수협은행이 안건에 찬성했으나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은 결의서를 보내지 않았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부채권은행들은 자금지원 동의에 앞서 우리은행에 삼부토건 추석자금을 먼저 정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삼부토건이 작년 추석에 받은 긴급자금은 채권단이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확보한 1024억 원의 이자유보금 계정에서 나왔다. 우리은행은 당시 이 돈을 채권단에에 갚기로 약속했다. 따라서 이번 자금 지원에 앞서 약정을 이행하라는 게 부채권은행들의 주장이다.

우리은행은 부채권은행의 요구를 수용하면 400억 원의 추가 지원금을 포함, 630억 원을 지원하는 꼴이 된다. 선뜻 지난 추석자금을 갚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우리은행이 추석자금을 정산할 경우 지원금을 630억 원으로 늘려 다시 표결에 부치는 수밖에 없다. 지원방식은 주채권은행 단독지원이 아닌 채권은행 공동분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부채권은행들이 신규자금 지원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워크아웃 개시 후 르네상스호텔 매각 등의 자구안이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채권단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삼부토건 워크아웃은 은행간 자율협약으로 채권단 전원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한 곳이라도 반대할 경우 안건 통과가 사실상 어렵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부 채권은행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주채권은행의 분담금이 오히려 더 줄어든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금주 안에 자금지원 협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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