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아모레퍼시픽, 해외사업은 계륵? 손익지표 대폭 악화..유럽법인 스킨케어 실패, 中 확장세 부담 여전

신수아 기자공개 2013-02-13 19:05:33

이 기사는 2013년 02월 13일 1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화장품 업계의 최강자 아모레퍼시픽이 해외시장에서는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확장 기조가 '어닝 쇼크'에 단단히 한 몫을 했다. 여기에 유럽 등 선진국 공략 전략이 적자의 경계를 오가며 현상유지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이 화장품 업계를 선도하기 까닭에 적자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사업을 접을 수는 없는 처지다.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의 지난해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한참 못미쳤다. 아모레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8495억 원으로 2011년 대비 11.2%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643억 원, 26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 18%씩 줄어들었다.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라는 기치아래 해외 시장에서 몸집 불리기에 나섰던 것이 실적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해외 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44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95억 원으로 419%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성장시장으로 꼽히는 중국과 아시아 시장의 신규 브랜드 런칭과 출점이 늘어 비용이 증가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염려스러운 점은 다른데 있다.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다양한 브랜드를 런칭했지만, 생각만큼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화장품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모레는 2009년까지 중국에서 마몽드와 라네즈 라인만 유지했었지만 지난해 설화수 등 6개로 브랜드를 확장했다"며 "그러나 설화수가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폭발적인 판매량이 받쳐주고 있지는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설화수가 고가라인의 화장품이다 보니 중국 내에서도 고급 백화점 위주로 출점을 펼쳐야하는 까닭에 '입점료'에 대한 부담도 큰 상황이다.

브랜드 확장은 마케팅 비용 뿐 아니라 고용비 등 다양한 비용 증가를 수반한다. 이 관계자는 "아모레의 전체적인 영업이익률은 14%정도지만 중국 타깃 영업이익률은 5% 정도"라며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효자상품(마몽드/라네즈)과 달리 신규 브랜드들이 예상보다 부진한데다 중국의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적자가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매출 볼륨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곤 있지만 비용 부담도 함께 상승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질적 성장을 꾀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숨어있던 복병은 구조조정에 나선 유럽법인이다. 지난해 프랑스 법인(AMOREPACIFIC EUROPE S.A.S, 유럽 사업 총괄 법인)의 구조조정에 투입된 비용만 110억 원으로 영업손실로 돌아서는데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유럽 지역 유통 채널 합리화를 위한 사업 정리 및 사업 효율성 향상을 위해 프랑스 법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법인의 2012년 개별 매출은 855억 원으로 전년대비 14.8%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유럽 지역의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며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판매 부진보다 프랑스 법인의 몸집을 줄이기에 더욱 눈길이 간다. 2010년 950억 원 규모였던 프랑스 법인의 자산 총액은 부채 등 자산이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3분기 742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적자규모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 3분기에는 순적자 37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 법인이 순적자에도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습과는 대조된다.

화장품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모레가 유럽에 나간지는 10여 년 정도가 됐으나 롤리타렘피카라는 향수 빼고는 뚜렷한 성적을 낸 제품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롤리타렘피카는 유럽내 넘버 5 안에 들만큼 성장했으나 스킨케어 등 아모레의 주력 상품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최고가인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를 가지고 스킨케어 분야도 진출했었으나 사실상 실패해 2~3년 전부터 스키케어 분야는 접으면서 향수만 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향수 전문 업체 아닉구딸을 인수한 것도 장기적 관점에서 향수 분야의 성장 동력을 얻어 유럽 법인의 생존 의미를 찾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유럽 시장은 워낙 유수의 고가 화장품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국내 시장이 전체적으로 스킨케어 제품의 판매가 높은데 반해 유럽은 색조와 향수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아모레가 유럽시장에서 자리잡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럽 법인을 철수하거나 접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 화장품 업계에게 선진 시장은 사실상 돈이 되는 시장이 아니다"며 "그러나 글로벌 경쟁력을 쌓고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선 돈을 벌지 못해도 '안테나'를 세운다는 치원에서 유지해야하는 필수 시장"이라고 말했다. 설령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쉽게 버릴 수 없는 '계륵'이라는 설명이다.

2015년까지 해외시장의 점유율을 2.7% 달성해 세계 10대 화장품 회사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로 두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산업의 본토 유럽시장의 부진을 만회할 것은 신흥 아시아 시장의 몫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_해외자회사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