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 매각 난항…프랜차이즈계약 발목 지난달 입찰 이후 아직 우선협상자 선정 못해…제안가 만족못한 듯
민경문 기자공개 2013-02-14 09:53:58
이 기사는 2013년 02월 14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추진 중인 KFC 매각 작업이 난항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꾸준한 현금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수 매력은 높지만 본사와의 프랜차이즈 계약 부담으로 매각 측이 만족할 가격 제안은 이뤄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 측은 KFC사업부를 운영중인 SRS코리아에 대한 매각 입찰을 지난달 중순 단행했다. SRS코리아는 두산 소유 특수목적회사(SPC)인 DIP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 중이며 버거킹 사업부는 지난해 말 보고펀드에 별도 분리 매각했다.
지난달 KFC 입찰에서는 커피 전문점인 할리스(Hollys)를 포함해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 두 곳이 참여했고, 현재 할리스와 아시아계 투자펀드 한 곳이 두산 측과 개별 협상을 진행해오고 있지만 아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KFC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수치가 비슷한 버거킹의 지난해 매각 가격은 1100억 원이었다. 이는 EBITDA 멀티플 기준 7.7배 수준이다. KFC의 점포당 수익이 낮아 배수를 적용하는 데 다소 불리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두산 측은 매각가로 1000억 원 이상은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KFC 운영에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미국 본사 염 브랜즈(Yum! Brands) 측에서 과도한 프랜차이즈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원매자들의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 관계자는 "염 브랜즈와의 계약은 3년 주기로 이뤄지는데 점포 확대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 실적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며 "원매자 입장에선 이 같은 계약을 그대로 승계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라고 말했다.
특히 4~5년 뒤 제3자 매각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이 같은 비용 부담이 꺼려질 수밖에 없다. 전략적 투자자(SI)인 할리스 역시 FI와 동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리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두산 측은 CJ 등 국내 대기업에도 인수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J의 경우 지난 2010년 버거킹을 포함한 SRS코리아 인수에 1700억 원 가량을 제안했으나 두산 측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제과업종에 이어 음식업종에 대해서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이 버거킹 인수에 나서기가 다소 껄끄러운 상황이다. 물론 햄버거나 피자, 치킨 등은 해당 업종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정권 이양기에 불필요하게 주목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두산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10년부터 비주력 계열사 구조조정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앞서 버거킹, 삼화왕관, 지게차 사업부 등을 성공적으로 매각했지만 지난해부터 추진한 두산캐피탈, 한국항공우주산업(KAI), KFC 등의 매각 작업에서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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