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산기, 폭풍성장 배경엔 '오너 지분거래' 오너일가, 3년전 넥센타이어로부터 49% 매입..추락하던 실적 '급반전'
문병선 기자공개 2013-03-11 16:31:00
이 기사는 2013년 03월 11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센그룹에서 타이어몰드와 기계설비 등을 제조하는 넥센산기의 지난해 실적이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넥센타이어의 창녕공장 투자와 이에 따른 일감 증가가 배경이지만 알고보니 급성장 직전 오너가 지분을 대량 매입해 갔던 것으로 파악됐다.11일 ㈜넥센이 주주총회에 보고한 확정되지 않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넥센의 자회사 넥센산기는 작년 기준 473억원의 매출액과 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직전해 대비 각각 98.74%, 114.29% 늘었다. 자산규모는 206억원으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 따라 새로 외감기업에 지정됐다.
넥센산기의 성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넥센그룹 성장과 궤를 함께 한다. 넥센그룹은 넥센타이어 매출 및 수익성 호조에 힘입어 지난 10여년간 매출이 8배 늘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호황을 누리자 자동차 부품 산업도 덩달아 실적이 호전된 덕이다. 넥센산기 역시 이런 부수 효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몰드와 관련 기계설비 사업은 모방이 어려운 사업이어서 계열사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며 "넥센타이어가 설비를 늘리기 위해 1조원 규모의 창녕 공장 투자를 단행하면서 넥센산기의 실적도 좋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넥센산기는 넥센타이어가 1조원 규모의 창녕공장 설비투자를 시작한 이후 매출과 이익률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타이어 공장을 새로 지을 때 관련 설비 일부를 안정적으로 넥센산기가 공급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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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넥센산기를 둘러싼 지분거래 내역에 비춰보면 비즈니스 측면에서만 성장의 동인을 갖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점만 늘어놓고 보면 실적이 추락하다가 오너가 지분을 대량 매입해 간 이후 다시 실적이 급성장하는,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 사례 기업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 성장을 하던 넥센산기는 2005~2006년 실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한다. 2006년의 경우 직전해보다 매출이 절반이상 줄었고 간신히 2억원 남짓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알루미늄 사업 실패가 큰 이유로 꼽힌다. 2007~2008년엔 적자였다. 그러다 2010년 3월 넥센타이어가 지분 49.57%를 오너 일가에게 매각한 이후 공교롭게도 넥센타이어가 창녕공장 투자를 시작했고 실적이 호전됐다.
다수의 그룹은 오너가 지분을 소유한 기업에 일감을 주고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를 일으켜 실적을 호전시키곤 한다. 거래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오너의 재산증식을 간접적으로 돕고 있다는 점 때문에 포괄적 증여 의제가 적용되고 있다. 국세청은 이런 기업의 오너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예정이기도 하다.
넥센산기 역시 오너가 지분 절반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전해진다. 내부거래 비중도 크다. 따라서 넥센산기 실적 호전의 배경엔 오너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을 수 있고, 오너인 강호찬 사장과 강병중 회장이 증여세 부과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정확한 넥센산기 지분율은 파악되지 않는다. 현재 넥센이 지분 50.36%를 갖고 있다. 나머지 주주는 공시되지 않는다. 비상장 법인인데다가 지난 4년간 외감기업도 아니었다. 넥센은 49.74% 지분을 갖고 있다가 지난해 말 0.62%포인트를 추가 취득해 이 지분을 들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2010년 3월 넥센산기 지분 49.57%를 매각하면서 매각 상대방을 공시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나머지 지분을) 오너가 가지고 있다"고만 말했다.
넥센그룹 관계자는 "넥센산기의 경우 실적의 변동성이 있는 편이고 비슷한 업종의 기업들은 대부분 그룹 내에서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넥센산기는 올해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 따라 자산총액이 100억원(법 개정 전 70억원)이 넘어 외감기업으로 지정됐다. 빠르면 4월경 감사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다. 넥센산기는 2008년까지 외감기업이었다가 자산이 줄면서 2009년부터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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