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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 지지했던 ISS, 이번엔 KB금융 흔드나 일부 해외투자자 '반대' 의사표시…KB금융 이사회 "사실 왜곡"

안경주 기자공개 2013-03-14 20:13:56

이 기사는 2013년 03월 14일 2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의 주주총회 안건 분석 전문회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가 KB금융의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ISS와 국내 기업간의 악연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ISS는 최근 'KB금융지주 2013년 정기주총 안건 분석보고서'를 통해 KB금융 이사회가 제출한 사외이사 선임안 중 이경재·배재욱·김영과 등 3인의 사외이사 후보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ISS는 이경재 이사가 이끄는 5명의 사외이사가 ING생명 인수에 반대하면서 리더십에 혼란을 야기했고, 관료출신 사외이사는 정치적 목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주장했다. KB금융 이사회가 ING생명을 2조4200억 원에서 2조9000억 원 사이의 금액으로 인수토록 승인했음에도, 최종 결정에서 사외이사들이 반대를 표시한 점을 지목한 것이다.

KB금융 이사회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당장 사실에 왜곡이 있다. ISS가 지목한 사외이사 모두가 ING생명 인수에 반대하지 않았다. 이경재 이사는 '반대'했지만 배재욱 이사는 '찬성'했다. "ING생명 인수를 반대해서 사외이사 선임을 찬성할 수 없다"는 ISS의 주장이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KB금융 A모 사외이사는 "ING생명 인수와 관련 표결 당시 반대 5표, 찬성 5표, 기권 2표가 나왔고 이경재 이사와 배재욱 이사는 서로 다른 뜻을 피력했다"며 "ING생명 인수 부결이 이유라면 반대표를 행사한 5명의 이사 모두에 대해 반대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관료출신으로 정부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도 잘못된 정보라는 지적이다. KB금융 B모 사외이사는 "이경재 이사는 한국은행 출신으로 12년 전 기업은행장을 마지막으로 정부와의 연결고리가 없고 배재욱 이사 역시 김영삼 정부를 끝으로 이미 정권이 몇차례 바뀌어 영향력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며 "김영과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냈지만 금융전문가로써 필요해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됐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지분율

이처럼 상당부분 사실에 왜곡이 있음에도, 해외 기관투자자 일부는 이미 ISS의 의견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에 따르면 소수지분을 보유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미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다. 현재 KB금융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이 65%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자칫 KB금융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KB금융은 이번 보고서가 나오게 된 경위를 조사해 필요한 경우 후속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KB금융 안팎에서는 이사회의 반대로 ING생명 인수 추진이 좌절됐던 KB금융 집행부에서 왜곡된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고,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B모 사외이사는 "KB금융 경영진 전체가 관여를 한 것인지 아니면 일부 경영진의 독단적인 행동인지 아직 확인 중에 있다"며 "향후 이사회 등을 통해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 ISS와 국내 기업간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ISS는 2004년과 2005년 SK 경영권을 앞둔 표 대결에서 헤지펀드인 소버린을 지지하면서 SK그룹의 지배구조를 흔들었다. 2006년에는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과 KT&G와의 대결에서 아이칸을 지지했다. 2008년에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만약 ISS의 보고서대로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선임이 부결된다면, KB금융 지배구조에도 파란이 예상된다.

KB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소수 지분을 보유한 해외 투자자를 중심으로 주총 안건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어 비율이 높을수록 지배구조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한국의 대표 금융기관으로서의 브랜드 가치 등을 고려할 때 적지않은 손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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