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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IR 잘하면 조달비용 낮춘다" 증권사 마켓메이킹 활성화 필요…대형 발행사 통합발행 시도해야

임정수 기자공개 2013-03-26 15:39:31

이 기사는 2013년 03월 26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발행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과제가 기업설명회(Credit IR) 활성화다. 투자자와 만나는 기회를 늘려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이면 투자자 기반이 늘어나고 발행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채병권 KDB대우증권 IB사업부 이사는 26일 '2013 thebell Credit Forum'에 발표자로 나와 회사채 발행시장 개선 방안의 하나로 투자자 기반 확대를 꼽으며 이 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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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병권 KDB대우증권 IB사업부 이사
채 이사는 회사채 시장이 지난 해 수요예측과 기업실사 제도 도입으로 빠른 속도의 개선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 기반이 취약하고 BBB등급 기업이 회사채 시장에서 소외되는 등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개선 방안으로 그는 △크레딧IR 활성화 △투자자 인센티브 제공 △기업실사의 질적수준 제고 △유통시장 정비 등을 제안했다.

이 중에 현실 시장 환경에서 실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안으로 크레딧IR 활성화를 꼽았다. 합리적인 시장 가격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증권사들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되면서 크레딧 애널리스트 확보에 나서는 등 자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채 이사가 속한 대우증권은 최근 LG디스플레이의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사를 맡아 크레딧 IR을 실시한 바 있다. 디스플레이는 회사채 시장의 기피업종 중 하나이지만 크레딧IR을 성공적으로 실시하면서 투자자모집과 발행금리 결정에 큰 효과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발행제도 상 증권신고서 제출과 발행까지 프로세스가 너무 짧은 시간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신고서를 제출한 후 수요예측을 실시하기 전에 크레딧IR을 실시해야 하는데 현재 프로세스에서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채 이사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발행 프로세스가 장기간이 걸쳐 이뤄져 크레딧IR을 실시할 여유가 있지만 국내 시장은 그렇지 않다"면서 "크레딧IR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투자자 기반이 확대되지 않으면 회사채 가격발견 기능이 정착되기 어려운데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자에 패널티(penalty)만 부과하면 투자자 기반이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는 성실 투자자에 물량 배정에 대한 우선권을 부여하고, 미매각 물량에 대해 일정기간 동안 발행금리 대비 낮은 가격으로 매각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채 이사는 "지난 해 한 번이라도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한 투자자 수가 40여 개에 불과하다"면서 "투자자가 발행시장을 멀리하도록 만드는 규제 일변도의 대책으로는 근본적으로 시장을 개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행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에게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실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 등 전문 실사기관이 회사채 실사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행사 대상으로 영업을 해야 하는 증권사가 실사를 전담할 경우 주의성실 의무 결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 실사 기관이 참여하면 투자자에게 양적·질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도 고려됐다.

유통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회사채 마켓메이킹 기능 도입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는 마켓메이킹을 수행하는 증권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회사채 투자자가 만기 전에 차익 실현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 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주관으로 발행되는 해외채권의 경우 유통시장에서 차익실현이 활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회사채 통합발행 제도 도입 또한 시장 개선 방안으로 제시됐다. 프라이머리딜러(PD)를 통해 표준물이 관리되는 국고채 유통시장처럼 회사채도 통합발행을 통해 유통물을 표준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채 이사는 "유통시장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발행시장 개선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국내 증권사가 마켓메이킹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자본력을 갖추던지 관련 제도적인 보완을 하던지 하는 방안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 경영진이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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