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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B등급 회사채가 살아야 중견·중소기업이 큰다 BBB급 투자제한 풀고 회사채펀드 활성화 해야

서세미 기자공개 2013-03-26 16:54:23

이 기사는 2013년 03월 26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중소기업을 성장전략의 새로운 중심으로 삼고 있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BBB등급 회사채 시장의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견·중견 기업들이 안정적인 장기자금 조달 수단인 회사채시장을 이용할 수 없다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BBB등급 회사채 시장의 당면 과제는 투자자 확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회사채 시장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BBB등급 회사채는 씨가 마를 정도로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개최한 '2013 thebell Credit Forum'에서 "금융위기 이후 양적 성장과 지난해 수요예측 도입은 절반의 성공"이라며 "나머지 절반인 하이일드 시장의 활성화는 회사채 시장의 질적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로 포기할 수 없는 목표"라고 주장했다.

국내 회사채 시장의 신용등급별 발행잔액 비중은 AAA와 AA등급이 각각 25%와 42%, A등급이 26%를 차지하고 있다. BBB등급은 투자적격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6%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BBB등급의 금리가 A등급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익률 점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황 연구위원은 "저성장에 따른 저금리 현상이 지속된다면 국내 하이일드 시장의 잠재력은 충분할 것"이라며 "수요기반을 키우고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어 낸다면 하이일드시장은 성공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우선 전체 회사채 시장의 수요기반 확대 방안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참여 확대를 제안했다. 외국인이 국내 회사채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면 정보투명성 개선과 정보비대칭성 해소가 필요한데 이렇게 되면 A급 이상과 BBB급 회사채 전반에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BBB등급 회사채의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회사채 투자펀드의 활성화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펀드가 저등급 채권에 투자할 때 큰 제약조건으로 작용하는 운용규제의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게 황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현재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펀드, 연기금)는 자체규정 등을 통해 투자대상을 국공채와 특정 신용등급(주로 A 등급) 이상의 회사채로 한정하고 있다"며 "또 채권투자성과의 평가에 있어서도 주식과 같이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채권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운용기준과 평가방식이 유지될 경우 BBB 등급 채권이 발행되어 시장에서 소화될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A등급 이상에만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한 내부 가이드라인을 지양하고 전체 투자포트폴리오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그는 "국민연금이나 우정사업본부와 같은 거대 기관투자가의 선도적 역할이 중요하다"며 "감사원의 감사기준을 포트폴리오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펀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또 펀드신용평가의 도입과 펀드오브펀드(FoF)의 규제 완화로 회사채 펀드의 대형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황 연구위원은 밝혔다. 펀드신용평가를 도입해 채권형펀드의 등급별 분산투자가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펀드의 대형화를 통해 충분한 종목별 분산투자가 이루어지면 일부 종목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황 연구위원은 "자산운용 규제가 좀 더 자유로워지려면 감사원의 감사기준까지 바뀌어야 하겠지만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운용규제 자율성 부여로 인한 펀드 건전성 문제는 펀드신용평가를 통해 일정 수준 해결 가능할 것"이라 제안했다.

2013 더벨 크레딧 포럼 - 황세운 저본시장연구위원
26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3 더벨 크레딧 포럼에서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현재 개별 발행이 어려운 하이일드 회사채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 증권) 한계도 지적했다. P-CBO는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이 CBO 신용위험을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어 시장 주도적이지 못하다. 황 연구위원은 "CBO발행을 위한 중소기업 심사, 선정과정에서 민간 금융기관의 운영·사후관리 능력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CLO (대출채권담보부증권) 발행을 통한 민간 금융기관 활용을 제안했다.

CLO는 은행의 대출채권을 유동화시키는 구조다. 즉 자연스럽게 정책금융기관은 물론 은행, 신용평가기관 등이 여신심사와 사후관리에 참가, 민간금융기관의 역량과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 있는 구조다.

황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CLO의 발행이 지속된다면 중소기업 대출채권과 관련된 부도율과 회수율 데이터 축적이 가능해져 하이일드 채권 가격 결정 기초 마련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금융기관들은 은행, 발행기업과의 위험분담을 통해 어용된 보증예산의 범위 내에서 금융지원효과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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