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3월 27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정밀화학이 19일과 21일 이틀 차를 두고 수요예측을 실시했다.흥미로운 딜이었다. 둘 다 신용등급이 AA-로 같은데다 5년물 발행 규모가 1000억 원으로 동일하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조건으로 LG와 삼성 계열사가 자금조달에 나선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IT, 삼성정밀화학은 석유화학으로 회사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업종은 아니다. 그룹 후광 효과로 수요예측을 무난히 넘길 것이라 예상됐지만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수요예측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의외의 성공을, 삼성정밀화학은 의외의 실패를 맛봤다.
LG디스플레이는 유효 수요 안에 2200억 원이 들어와 발행규모를 18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지난해 10월 수요예측 당시 투자자들이 5년 물보다 만기가 짧은 3년물에 몰리는 바람에 5년물 발행금액을 1000억 원에서 900억 원으로 조정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LG디스플레이는 수요예측 성공 요인으로 기업설명회(Credit IR)를 꼽는다. 전자, 디스플레이 등 IT사업은 사업 변동성이 높아 장기 투자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수년전 실적 부침이 컸던 LG전자 계열이라는 점도 우려 대상일 수 있다. 그런데도 민평금리보다 2bp 낮은 금리로 증액 발행까지 가능했던 것은 IR의 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LG디스플레이 대표주관사를 맡은 대우증권 채병권 이사는 26일 더벨이 주관한 크레딧 포럼에서 기업설명회 활성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채 이사는 투자자와 거리를 좁혀 회사채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줄이면 투자자 기반이 늘어나고 발행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지난해 11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삼성정밀화학은 유효수요 안으로 500억 원이 들어왔다. 절반이 미배정된 셈이다. 지난해 8,9월 투자자가 몰려든 덕에 금리밴드 상단 밑에서 발행했을 때와 비교된다.
삼성정밀화학은 수요예측의 실패 요인을 금리에서 찾는다. 불과 이틀 사이 국고채 금리가 3bp 떨어지면서 삼성정밀화학이 제시한 금리밴드 상단이 3% 이하로 떨어졌다. 너무 낮아진 금리에 투자자들이 뒷걸음질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금리가 너무 낮아져 우량 회사채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 탓만 할 순 없는 노릇이다. 만약 삼성정밀화학이 좀 더 적극적으로 폴리실리콘 사업 투자나 석유화학 업황에 대한 투자자 우려를 잠재우려했다면 결과가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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