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R 독립…국내유일 MTM 비교분석" 이영태 우리은행 CRO "내년엔 국외점포 통합관리 도입"
안경주 기자공개 2013-04-01 14:16:42
이 기사는 2013년 04월 01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7년 말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우리은행에게 악몽이었다. 부채담보부채권(CDO)와 신용부도스왑(CDS)에 투자했던 우리은행은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파생 거래상대방의 신용위험이 증가하고 금융회사들이 요구한 마진콜(Daily Margin·일일증거금) 유동성 위험이 크게 증가하면서 하루에만 수억 달러를 확보해야 하는 신용위험에 노출됐었다. 하지만 '파생 거래상대방 신용위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이 같은 유동성 위험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파생 거래상대방 신용위험(CCR) 관리에서 일종의 독립을 쟁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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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트레이딩 시스템은 담모물 모니터링 및 파생손실한도관리의 시스템부문과 장외파생상품표준계약(ISDA), CSA 약정관리 프로세스, 대고객 거래상대방 한도부문의 자점감사 프로세스 개편, 트레이딩부문 별도의 위기상황에 따른 구체적인 위기조직 및 대응방안(Contingency Plan) 수립 등의 구조를 갖고 있는 시스템이다.
이 부행장은 "시스템 도입을 계기로 프론트 오피스와 거래정보 정합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특히 파생평가금액(MTM)의 차이를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조정(Reconciliation) 모듈을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 2011년 말 외국계 A은행과 신용보강약정(CSA) 개정을 통해 거래가능한 지점을 추가했고 2012년 1월 마진콜이 발생해 A은행에 담보를 요청했다. 그러나 A은행은 MTM이 큰 차이를 보여 담보제공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우리은행은 A은행으로부터 거래목록을 받아 새로 구축한 시스템으로 차이를 분석, 개정 시 추가됐던 지점의 거래가 모두 빠져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은행은 MTM의 재계산을 A은행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쟁조정절차에 들어가 이길 수 있었다.
이 부행장은 "이전에는 MTM을 계산하는 데만 일주일이 걸렸던 점에 비춰보면 새로운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을지 모른다"며 "거래상대방 신용위험에 대해 적시 대응이 가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장 상황의 신속한 반영이 가능한 여신환산율 설정과 제도 정비를 통해 파생상품 익스포저와 추가거래의 위험 통제 강화를 가져왔다는 게 이 부행장의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통합 트레이딩 시스템 구축 전략 수립을 위한 국내외 은행 벤치마킹, 시스템 구축 전략 컨설팅 실시와 함께 패키지 선정 절차 진행, 워크샵 실시 등의 준비단계를 2006년부터 약 2년간 가졌으며, 파생 전부문 통합 관리시스템 개발구축 완료까지는 2012년 1월까지 3년여 동안 진행됐다.
구축기간 동안 어려움도 많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프론트부터 백 오피스까지 모든 업무를 연결한 은행이 없다보니 참고할만한 선례가 없어 모두 정의해야 했다. 또 시스템 구축을 통해 이전 시스템에서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금융감독원 보고서라든지 한국은행 보고서 등을 전산화하는데도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 특히 외국의 시스템을 우리은행 실정에 맞추다보니 개발사를 설득하고 요건을 정의해서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다음 단계로 국외점포에 대한 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부행장은 "리스크관리를 위한 기본적인 시스템은 거의 갖춰진 상태로 대대적인 투자를 필요치 않은 상태"라며 "국외점포에 대한 리스크관리 체계를 지원하기 위해 2014년 도입을 목표로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행장은 또 "바젤위원회 감독 기준 변경 등 트레이딩 부문 감독 환경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시장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와 공동으로 시스템 도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업신용평가모형 업그레이드 등 신용평가시스템을 개선해 현장(영업점)에 있는 직원부터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안도 세웠다.
이 부행장은 "기업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하는데 있어서 리스크관리본부에서 시스템상으로 관리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직원들의 리스크관리에 대한 인식을 확대시키는 한편 시스템 개선을 통해 일선 영업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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