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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銀 신용평가모형 재구축…내부등급법 '성큼' 자산분류 재정비로 차주 변별력 제고

윤동희 기자공개 2013-04-02 11:45:44

이 기사는 2013년 04월 02일 11: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은행이 성공리에 신용평가 시스템 재구축 작업을 마치며 내부등급법 도입에 한걸음 가까이 섰다. 내부등급법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신용평가 시스템 개선으로 차주 변별력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돼 은행 건전성을 향상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작업이었다는 평가다.

부산은행은 바젤 II에 따라 내부등급법을 2단계에 걸쳐 준비 중이다.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년에 걸처 '내부등급법 도입을 위한 1단계 인프라구축'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하고 신용평가 모형을 재구축했다. 이 작업에서는 △자산분류 부문 재정비와 △소매·비소매 신용평가 시스템을 재개발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가장 먼저 이뤄진 작업인 자산분류 재정비 과정은 모형의 기초가 되는 데이터 구분 기준을 다시 세운 것으로, 소매 자산과 비소매 자산 분류시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들을 합리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중 부산은행이 가장 큰 자랑거리로 삼는 점은 기업 신용카드 익스포저 분류 문제를 개선한 사항이다.

대부분의 은행이 여신이 없는 순수 기업신용카드를 최초에는 일괄소매로 분류하다 이후에 여신 익스포저가 신규로 발생하면 비소매로 재분류한다. 동일한 차주에 대해 일관성 없는 리스크관리 잣대를 들이대는 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부산은행은 기업신용카드 익스포저도 필수 요건만 충족한다면 처음부터 여신 익스포저와 동일하게 비소매로 분류되도록 변경했다.

또 소규모 법인을 소매로 분류하는 기준을 세운 것도 주요 개선사항 중 하나다. 부산은행의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기업자금 5억 원 이하, 총자산 10억 원 이하, 매출액 20억 원 이하의 소규모 법인은 소매로 분류된다. 당초 소규모 법인은 법인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비소매로 분류됐는데 소규모 자영업자와 기업생리가 비슷함에도 기업신용평가 시스템을 적용받는다는 불합리함을 포착, 이를 해소했다.

박성구 부산은행 리스크관리부 부부장은 "다른 은행도 벤치마크 했지만 우리의 기준에 맞게 합리적으로 진행했다"며 "제도의 도입뿐 아니라 은행이 필요로 하는 차주별 리스크 요인 찾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부산은행 조직도

자산재분류 후 이뤄진 소매·비소매 신용평가 시스템 재개발 작업은 모형에 사용되는 데이터와 계산방식을 업데이트 하는 데 주력했다. 소매의 경우에는 특히 풀(Pool) 분류요건을 간결화해 100개 이상으로 분류되던 풀 개수를 63개로 줄여 더 정확한 부도율을 산출할 수 있게 됐다.

비소매 부문에서는 데이터를 최근 5년의 것으로 바꿔 부도율을 재산정 했다. 또 재무비율을 쉽게 해석하기 위해 '비소매 재무비율 표준화' 기법을 사용했다. 이는 상대적 크기가 다른 재무비율들이 동일한 평균값과 표준편차를 갖도록 정규화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미니모델링 방식으로 재무비율을 변환하지만, 부산은행은 로짓 방식을 택했다. 지방은행으로서 시중은행에 비해 차주 수가 적어 현실적으로 미니모델링 방식을 사용하기에는 데이터 수가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변수변환에 있어서 보다 안정적인 로짓 방식을 사용했다는 게 은행측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번 신용평가 시스템 개선으로 주목받는 점은 각 사업부에서 따로 진행되던 소매·비소매 평가 모형을 리스크관리부 산하 한 곳으로 모았다는 데 있다. 부산은행은 이번 인프라 구축작업을 위해 리스크관리본부가 주축이 돼 본부 산하의 신용평가실과 영업지원부의 여신심사부, 마케팅본부의 카드사업부의 인력을 모아 TF를 결성했다.

부산은행은 당초 신용평가실을 따로 두고 여신심사부와 이원화된 체제로 리스크 관리를 해왔다. 신용평가실은 차주별로 신용을 평가하는 곳이고 여신심사부는 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여신을 심사하는 부서다. 신용평가실을 따로 떼어 운영하는 은행은 흔치 않지만 부산은행은 두 단계에 걸쳐 불량·우량 차주를 가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판단하고 오래전부터 부서를 나눠 진행해왔다. 이번 작업은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지만 실제로 심사를 담당하는 부서와 보다 유기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필요가 있어 여신기획부를 신용평가실과 함께 TF로 묶었다.

여기에 소매·비소매 자산분류 기준이 바뀌며 카드사업부가 TF팀에 들어가게 됐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부산은행에서는 카드와 관련한 신용평가는 카드사업부에서 진행했는데 기업카드가 여신과 동일한 평가기준을 적용받는 것으로 변경돼 모형 구축에 있어 해당부서와의 협업이 필요하게 됐기 때문이다. 금번 시스템 개선으로 보수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었던 신용평가 부문을 마케팅본부에서 리스크관리본부쪽으로 이관해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 부부장은 "내부등급법 준비작업의 첫 단계인 신용평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작업을 완료했다"며 "이 작업이 향후 발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이를 바탕으로 부도 후 회수방안에 대해 준비하는 (내부등급법 도입을 위한)2단계 작업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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