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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기 다진 부산銀…"1년후 봐달라" 신덕수 부산은행 리스크관리부장…"차주 변별력 높아질 것"

윤동희 기자공개 2013-04-02 11:46:27

이 기사는 2013년 04월 02일 11: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말 신용평가 모형을 재구축 했다. 리스크 관리 특성상 당장 효과를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은행은 조만간 확실한 건전성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은행
신덕수 부산은행 리스크관리부장(사진)은 "이번에 재개발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시행한지 1~2개월 밖에 안돼 당장 효과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과거의 데이터를 접목해 봤을 때 부실률이 낮아질 확률이 높아진다"며 "1년 후에는 차주의 변별력이 밝혀지며 건전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량 차주와 비우량 차주간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부산은행이 가장 먼저 시행한 작업은 데이터 분류 기준의 재정립이다. 신용평가 모형을 정교화해도 기본이 되는 자산분류가 정확하지 않다면 신뢰성이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기본기부터 다졌다는 의미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작업은 소매·비소매 구분 기준을 현실화한 것이다. 소매는 계좌 단위로 풀을 구성, 시스템을 통해 신용평가를 하고 비소매는 차주별로 인적평가를 진행해 신용등급을 매기기 때문에 각 차주의 성향에 맞는 평가 시스템을 적용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부산은행은 신용평가 모형 재개발 당시 기업 신용카드도 여신과 동일(비소매)하게 구분되도록 기준을 변경했다. 기업 신용카드를 여신처럼 매번 신용평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금융감독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차주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업계 최초로 이 같은 자산 분류 기준을 모형에 녹여냈다는 설명이다.

신 부장은 "여신이 1조 원이든 100억 원이든지 기업카드가 소매로 분류가 되는 문제가 있어 비합리적인 상황이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감독기관 요구에 맞춰 비소매로 분류하되, 여신이 없고 기업자금이 5억 원 이내인 기업신용카드의 경우는 소매로 자동 분류되도록 시스템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신 부장은 또 "소기업은 개인기업과 생리와 운영형태도 비슷하다"며 "법인은 무조건 비소매로 했는데, (기업) 사이즈에 따라 소기업의 경우 소매로 분류되도록 기준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복잡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 위주로 해결했다는 평가다.

소매 부문에서는 풀(Pool) 코드를 간결화해 신뢰성을 높였다. 소매의 경우 계좌의 특성에 따라 풀을 조성해 부도율을 측정하는데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풀별로 최소 30개 이상의 부도건수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부산은행의 경우 기존에 소매 계좌 풀을 100개 이상으로 잘게 쪼개 놓아 일정 수준 이상의 모수를 모으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은행은 △주거용 부동산 담보 △회전거래 △기타 소매 일반 △기타소매 중소기업여신 △기타소매 중소기업카드 익스포저 등 5개 분류로 풀 종류를 간소화해 총 풀 개수를 63개로 축소, 신뢰성을 높였다.

신 부장은 2008년 1월까지 리스크관리부에서 근무하다 5년만에 다시 같은 부서로 돌아왔다. 앞서 설명한 신용평가 모형 재구축 등 제도적인 변화도 있었지만 부산은행 내부 인력의 스킬이나 리스크에 대한 인식 수준이 많이 올라갔다는 게 솔직한 소감이다.

부산은행이 리스크 관리가 양호하게 되고 있는 데는 시스템과 더불어 은행 내부에 리스크 관리를 존중하는 문화가 퍼져있기 때문이라는 게 신 부장 의견이다. 은행장 단계에서부터 중요한 사안이 발생하면 리스크 부서에 감리를 요청하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리스크위원회에도 최종적으로 의견을 물어 의사결정을 한다.

경영진뿐 아니라 일반 영업점에도 리스크 측정결과를 성과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2004년부터 위험조정수익(RAR)과 위험조정수익률(RAROC)을 리스크 관리 성과 지표로 도입해 전직원이 모두 리스크 관리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문화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신 부장은 "예를 들어 10억 원 이익이 나면 100% 인정해주는 게 아니고 예산손실이 2억 원이면 8억 원만 평가로 쳐주는 것"이라며 "리스크관리 문화와 더불어 제도적으로도 리스크가 잘 관리되도록 기반을 만들어 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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