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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에 발목잡힌 우리銀 PB 지주-은행 이견에 증권사 시너지 한계…예보 MOU탓 제한적 목표설정

윤동희 기자공개 2013-04-03 13:02:15

이 기사는 2013년 04월 03일 13: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본격적으로 PB사업을 시작한 지는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경쟁사에 비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타 은행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췄지만, 우리금융그룹이 제약으로 인해 의욕적인 성장정책을 쓰지 못한 탓이다.

◇PB사업 선제적개시·우량 고객·우리투자증권 갖추고도 우위 못누려

우리은행은 2001년 PB영업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국내 은행 최초로 현재의 PB센터인 PB영업 전담 파일럿 영업점을 개점했다. 2003년에는 PB사업단을 출범시키며 처음으로 투체어스(TWO CHAIRS)라는 PB센터 브랜드를 창설, 수신 10억 원이상의 고객을 관리하는 PCS센터를 개점했다. 전문 PB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한 'PB사관학교'도 2009년 금융권 최초로 도입했다.

고객 포트폴리오도 유리하게 구성돼있다. 타행 대비 기업금융 비중이 높아, PB고객 전체 비중에서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의 비율이 적정하게 균형 잡혀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우리은행은 1등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을 관계사로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은행과 증권사의 규모에 격차가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통합운영을 한다 해도 은행이 일방적으로 증권사에 고객을 몰아줘야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의 리테일 자산은 80조 원이고 1억 원 이상 고객수는 약 5만4000명으로 업계 최상위권이다. 각종 ELS/DLS, 펀드, 채권 등 발행률 및 판매 계수도 업계 선두권이다.

심지어 우리투자증권은 2011년 메릴린치 PB사업부를 인수해 우수한 PB인력과 초고액자산가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고객 예탁자산이 클 뿐 아니라 30억 원 이상의 고객 수가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라 은행과 대등한 위치에서 영업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우투
자료: 각사 제공

이런 포트폴리오에도 우리은행의 PB사업은 정체된 모양새다. 단적인 예로 우리은행의 PB전담 센터는 6개 뿐이다. 영업채널 전략을 다르게 구사하고 있다고 치더라도 신한은행(25개, 신한PWM센터 포함), 국민은행(23개), 하나은행(15개)와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게다가 여전히 재원 투자나 체제 개선 계획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12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목적아래 PB사업, 자산관리, 펀드·방카슈랑스 상품 조직을 통합해 WM사업단을 출범했지만 PB사업에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이 PB사업과 관련해 준비 중인 주요 추진 사항은 전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재무설계시스템 구축과 보다 심화된 부동산 자문 서비스 정도다.

우리투자증권을 은행과 결합해 운영할 경우 타행보다 큰 시너지를 누릴 수 있는데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6개 투체어스센터는 우리투자증권이 같은 건물에 입주해있는 BIB(Branch in Branch)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계열사와 연계영업을 했을 경우 직원 KPI에 가점을 준다는 것 외에 별다른 유인장치가 없다.

◇지주·은행 이견, 노조반대 등으로 매트릭스 도입 못해…예보 MOU도 의욕성장 가로막아

우리은행이 모든 조건을 갖추고도 우위를 누리지 못하는 이유로는 지주와 은행의 이견이 꼽힌다. 계열사간 시너지를 위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CIB와 WM사업부를 신설해 은행과 증권사를 합쳐 매트릭스 체제로 운영하려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매트릭스 체제와 관련해 진행된 사항은 없다는 게 지주의 공식 입장이다.

노조의 반대도 매트릭스가 도입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지주와 은행의 힘겨루기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행장 임명에 지주 회장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두 수장 사이의 이견이 공공연하게 수면위로 떠오르곤 했다. 매트릭스 체제 도입시 은행장의 권한이 분산되기 때문에 여전히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주 차원에서 PB사업을 키우지 못하는 문제 외에도 우리은행이 PB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기에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MOU(경영계획이행약정)로 인해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올해 PB 사업 목표로 PB고객을 1만 명 늘리고 펀드·방카슈랑스 시장점유율을 23%로 늘리자고 잡는 등 국지적인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MOU에 따라 성과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직원들의 성과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목표를 제한적으로 설정할 수 밖에 없고 PB사업 특성상 판매관리비가 많이 드는데 MOU 달성을 위해 비용을 다른 은행만큼 쓰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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