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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지주 회장·산업은행장 겸직 분리되나 산은법상 회장·은행장 별도 선임 가능…은행장은 등기이사중 선출

김영수 기자공개 2013-04-05 16:29:55

이 기사는 2013년 04월 05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은금융지주 회장에 홍기택(61) 중앙대 교수가 내정되면서 지주사 회장과 산업은행장과의 겸직 분리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 내정자는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경제1 분과 위원을 맡았지만 정작 금융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정책금융체계 개편 등과 관련된 적임자일 수는 있겠지만 기업구조조정 등 실제 업무추진 능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지주 회장에 첫 학계 출신인 홍기택 교수가 내정되자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의 겸직 분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산은지주는 지난 2009년 10월 출범한 이후 민유성 회장(2008.6 취임)과 강만수 회장(2011.3 취임) 등이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했다. 2009년 6월 IPO(기업공개)를 골자로 하는 산업은행법이 개정되면서 민영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당시 민 회장이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게 됐다. 강 회장 역시 같은 이유로 겸직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새정부가 산은 민영화를 중단하겠다고 밝힌데다, 홍 내정자의 경력으로 볼 때 은행장을 겸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홍 내정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새 정부의 금융정책과 정책금융체계 재편 논의에 깊이 관여했다. 홍 내정자는 박 대통령의 대선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김광두 원장, 김인기 중앙대 교수와 함께 대표적 서강학파로 분류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 경험이 전무한 학자 출신 CEO가 산은의 주요 역할인 기업구조조정 등 굵직한 현안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에 따라 정부도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의 겸직 분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산은법상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별도로 둘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돼 있는 만큼 겸직 분리는 정부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법에 따르면 지주사 대표이사(회장)는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토록 하고 있으며, 산업은행장은 '이사 중에서 주주총회 의결로 선임(제12조 임원의 선임)'하도록 규정돼 있다.

지난 4일 퇴임한 강만수 회장을 제외한 등기이사는 현재 윤만호 산은지주 사장, 김한철 산은 수석부행장 등이지만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이사를 선임한 후 은행장을 임명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이사의 자격만 갖추면 누구든지 은행장으로 선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상 산은의 대주주는 산은지주(지분율 100%)로서, 사실상 정부가 은행장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있다"며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따로 둘 경우 현 등기이사뿐 아니라 새로운 인물이 은행장 후보로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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