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안정적 승계 초점 '신한스타일' 주주중심 회추위·내부출신 우대장치…회장 포함여부 논란소지
윤동희 기자공개 2013-04-17 08:00:56
[편집자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취임사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혁 의지를 천명했다. 이달 초에는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계획도 밝혔다.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체제를 대대적으로 손보겠다는 취지다. 이에 머니투데이 더벨은 지주사 회장 선임 등 CEO 승계 프로그램과 이사회 구성 등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현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7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의 CEO 승계 프로그램은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가장 체계적이고 정교하다.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위한 장치를 갖추고 있어 '신한 스타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현직 회장이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신한지주의 CEO 경영 승계 프로그램은 지주 회장의 CEO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달리 회장 후보만을 관리하고 추천하는 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고, CEO 후보군도 비교적 명확하게 설정해놔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신한지주는 '신한 사태' 이후인 2011년 8월 이사회 내부에 승계프로그램을 운영할 주체인 '회추위'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운영주체를 만들고 실제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까지는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가동해 후보군을 평가하고 있다. 분기마다 중간점검이 이뤄지고 연간단위로 최종 평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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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추위'는 한 명의 사내이사와 5명의 사외이사로 이뤄져 있다. 위원장은 사외이사가 맡는데 현재 김기영 사외이사가 담당하고 있다. 만약 현 회장이 예비 후보군에 포함되면 평가 주체에서 제외된다. 회추위 구성에서 신한의 기업 문화를 읽을 수 있다. 주주대표 역할을 하는 3인의 사외이사와 관료 출신, 학계 전문가, 회장이라는 절묘한 조합을 이뤘다. 하나금융지주가 교수 중심으로 회추위를 구성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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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으로 후보군은 기밀사항이다. 위원회는 예비 CEO로 선정된 후보군에 개별적으로 연락해 관련 사실을 알린다. 하지만 신한지주는 그룹 주요 임원진으로 구성된 '그룹경영회의'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그룹에 속한 임원들이 차기 CEO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인을 후계자로 지목하기 보다는 내부 경쟁을 유도한다는 신한의 전통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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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경영회의는 지주사 회장과 은행, 카드, 금융투자, 생명보험, 자산운용 사장 및 CIB·WM 부문장 등 5개 자회사 사장과 준 매트릭스 부문 부행장 2명, 지주사 부사장까지 총 10명으로 이뤄져 있다. 평소에는 그룹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경영협의체처럼 운영되는데 회장과 지주 부사장을 제외한 자회사 사장 및 CIB·WM부행장 등 7명이 주요 CEO 후보로 관리되고 있다는 게 신한지주 관계자의 설명이다.
후보자는 개별적으로 후보자선정 통보를 받고 평가항목에 따라 본인의 자기계발 계획과 본인이 속한 조직의 경영성과를 위원회에 주기적으로 보고한다. 정기적으로 평가를 실시해 경쟁을 유도하면 효과적이라고 보고, 따로 후계자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은 마련해두지 않고 있다.
평가 항목은 총 여섯개다. 소극적 요건으로 연령(만 67세 제한)과 법적 적격성을 두고 있다. 적극적 요건에는 △도덕성(평판) △신한문화 이해도 △전문성 △조직관리 능력 등이 있다. 회장 유고시 회추위에서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데, 후보군은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 출신의 추천도 받을 수 있다. 다만 평가 항목에 나타나는 것처럼, 내부 출신이 평가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신한 문화에 대한 이해도'라는 평가항목은 외부 출신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회추위에 현직 회장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현직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되면 평가위원에서 제외되긴 하지만,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CEO 후보 평가 등에 관여할 수 있어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또 회장과 사외이사 간의 유대감을 감안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소지가 없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 관계자는 "회추위 위원으로 회장이 들어가는 것은 신한 고유의 문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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