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4월 25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X에너지의 1대주주 지위에 올라 선 일본계 투자회사 오릭스가 고민에 빠졌다. STX 에너지 대주주로서, 현재 진행형인 STX 그룹 재무 위험이 전이될 소지를 차단하고, 기업의 미래 가치를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할 숙제를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지난 23일, 오릭스는 보유 중인 STX에너지의 교환사채(EB)에 대한 교환권을 행사하며 지분율 50.1%의 1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STX의 지분은 43.2%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 ㈜STX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STX에너지 지분 매각을 추진, 오릭스와 총 3601억 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STX조선해양 보유 STX에너지 지분 24.6% 매각, △ STX에너지 신주 발행(전환우선주 161만 7000주, 전환상환우선주 128만 3000주), △ ㈜STX가 보유한 STX에너지 지분 중 82만 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450억 원 규모의 EB 발행이 주요 골자다.
당시 STX그룹은 오릭스의 투자를 바탕으로 유동성 확보에 성공할 수 있었고, STX그룹과 오릭스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STX에너지에 대한 신규사업 진출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의 공동 경영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STX그룹의 위기가 깊어지면서 최근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이 시작됐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산업은행은 지난 22일 기업구조조정 전문가들로 구성된 별도 TF인 'STX 계열 경영지원단'을 출범시키며,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정상화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사실 시장에서는 오릭스의 교환권 행사를 기정사실화 했다"며 "다만 그룹 리스크가 빠르게 확대되자 그 시기가 좀 앞당겨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룹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STX에너지의 경영에 있어서도 여러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특히 그룹 계열사 지원을 위해 STX에너지가 동원되는 사례는 우선 막자는 오릭스의 입장에서 교환권 행사는 최소한의 방어적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교환권 행사로 50.1%의 지분을 보유한 1대주주가 된 오릭스는 향후에도 전환우선주에 대한 전환권 행사를 통해 추가적인 지분율 상승이 가능하다.
M&A업계 관계자는 "이번 교환권 행사로 최대주주 지위는 바뀌었지만, 엄밀히 말해 경영권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현 STX 경영진들이 경영을 계속 하고 있지만, STX그룹의 향방에 따라 STX에너지의 미래 또한 △ 전환권 행사 후 오릭스의 경영 참여 확대, △ 일정지분 매각을 통한 새로운 파트너 물색, △ STX에너지 매각 등 다양한 모습들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계 투자회사로서 2010년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를 설립하며 국내 자본시장에 본격 진출한 오릭스는 에너지·자원 관련 사업을 주요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STX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이러한 오릭스의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STX그룹과는 2007년 STX엔파코 지분투자에 나서며 협력을 시작, STX에너지의 투자까지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온 바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그룹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STX에너지는 충분히 장기적 발전 가능성이 높다"며 "오릭스가 펀드 조성 등을 통한 투자가 아닌, 자기자본 투자(PI)를 진행했다는 것은 그만큼 STX에너지의 가치를 높게본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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