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엔지, 고속성장 속 극심한 '성장통' 포스코 편입후 매출 두배 이상 증가...해외손실탓 영업익 적자전환
최욱 기자공개 2013-05-13 09:08:59
이 기사는 2013년 05월 13일 09: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2008년 포스코 계열에 편입된 이후 급속한 외형성장을 경험했다. 2008년 이전 4000억 원 수준에 머물던 매출은 두 배 이상 늘어나 1조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이 단기간 급성장한 원인으로는 안정적인 계열공사 물량과 해외사업 확대 등이 꼽힌다.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한 성장통도 만만치 않았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영업손실 369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악화의 쓴맛을 봤다. 대우엔지니어링 시절부터 최근 10년 동안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해외사업 손실이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외형성장에 대한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룹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해외 저가수주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 포스코 날개 달고 가파른 외형성장
포스코엔지니어링에게 2008년은 전환기로 기억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8년 대우엔지니어링의 지분 60%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사명도 대우를 떼내고 포스코엔지니어링으로 바꿨다. 2012년 말 현재 포스코건설은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지분 95%를 보유 중이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포스코 패밀리로 편입된 이후 본격적인 외형성장에 나섰다. 2007년 4450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1년 9952억 원(연결 기준)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도 매출액 8967억 원을 올리며 외형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급성장의 원인으로 탄탄한 계열 공사물량과 해외사업 확대를 꼽았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290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8년 포스코엔지니어링이 특수관계자 거래에서 기록한 매출은 265억 원이다. 4년 만에 내부거래가 1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해외사업 확대도 두드러진다. 대우엔지니어링 시절 10% 내외였던 해외사업 비중은 지난해 32%로 증가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해외사업으로만 2820억 원의 매출을 올려 고속성장을 뒷받침했다. 최근 잇단 해외사업 수주로 2012년 말 기준 1조1964억 원의 풍부한 해외사업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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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영업손실 370억...사상 최악의 실적
하지만 포스코엔지니어링의 급성장에는 성장통이 뒤따르고 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영업손실 369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대우엔지니어링 시절부터 흑자 경영을 강조해왔던 터라 지난해 실적부진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영업현금흐름도 2011년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29억 원이다. 2011년에는 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 735억 원을 기록해 최근 들어 가장 좋지 않은 현금흐름을 보여줬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의 갑작스러운 영업실적 부진은 해외 프로젝트 손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프로젝트 수익성 악화는 원가율 상승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해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원가율은 98.2%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최근 들어 수익성이 낮은 해외사업을 수주한 것이 실적 악화의 원인"이라며 "해외사업 확대에 따른 인원 확충으로 판관비가 증가한 것도 실적 부진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0년 수주한 인도네시아 메락 화력발전소가 수익성이 낮은 해외 프로젝트로 지목되고 있다. 그동안 쌓여왔던 프로젝트 관련 손실을 지난해 한꺼번에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계약 금액이 1911억 원에 이르는 메락 화력발전소는 포스코엔지니어링의 해외사업 가운데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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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형성장 압박 후유증?
건설업계에서는 포스코엔지니어링의 해외사업 손실을 값비싼 수업료로 보고 있다. 그동안 주로 설계만 해왔던 건설사가 외형성장을 위해 시공까지 함께 맡게 되면서 원가 관리 등에서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포스코엔지니어링은 2009년 이전에는 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경험이 전무했다. UAE 르와이스 프로젝트(2009년), 베트남 롱안(Long An) LPG 터미널 프로젝트(2010년), 베트남 룽(Loong) 프로젝트(2011년) 등 대형 프로젝트들은 모두 2009년 이후 수주한 사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포스코그룹 편입 이후 외형성장에 치중하면서 무리하게 저가수주를 한 것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엔지니어링 시절에는 사원지주회사였기 때문에 안정적인 사업에만 손을 댔지만 포스코 편입 이후 외형성장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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