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는' 삼립식품, 종합식품회사 '잰걸음' 양산빵+프랜차이즈 성장 한계 직면... 사업 다각화 박차
신수아 기자공개 2013-07-17 09:44:21
이 기사는 2013년 07월 12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립식품이 종합식품회사로의 변신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립식품은 2008년 그룹차원에서 인수했던 '밀다원'을 최근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연이어 햄과 소시지를 생산하는 '알프스 식품'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 확대에 뛰어들고 있다. 이 같은 다각화 전략을 바탕으로 최근까지 몸집을 3배 가까이 불렸다.동반성장위원회의 출점 제한으로 주력 프랜차이즈의 신규 출점에 제동이 걸리면서, 위기 탈출의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립식품은 기존의 사업 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소규모 업체를 인수해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를 '효자'로 길러낸 바 있어, 최근 인수한 알프스 식품에도 관심이 쏠린다.
◇ 맥분·식자재·냉동제품 등 카테고리 확대.... 급성장 견인차
최근 3년 사이 삼립식품의 매출은 무서운 기세로 성장했다. 2010년 2700억 원 규모의 연결기준 연매출은 지난해 8400억 원 까지 확대됐다. 평균 매년 40%씩 성장한 셈이다. 수익성도 가파르게 좋아졌다. 2010년 46억 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2012년 110억 원을 돌파했다. 삼립식품의 폭풍 성장은 사업 재편과 차근차근 밟아 온 포트폴리오 다각화 덕분이다.
먼저 주력 양산빵 부문은 2010년에서 2011년, 두배 가까이 매출이 성장했다. 형님 '샤니'를 모신 덕분이었다. 삼립식품은 2011년 4월 샤니의 판매와 제품 개발 부문이 포함된 영업권을 양수했다. 크고 작은 유통 라인을 꽉 잡고 있는 샤니의 양산빵 시장을 흡수한 것이 매출 증대에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겨울 한 철 주목받는 '호빵' 의존도가 큰 삼립이 캐릭터 빵으로 사계절을 주름 잡는 샤니를 만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양산빵 부문 매출은 4000억 원을 넘어서며, 2010년(1582억 원) 대비 3배 가까이 덩치가 커졌다.
컨세션 사업도 확장됐다. 2007년 인천공항 컨세션 사업을 시작으로, 2010년 고속도로 휴게소 6곳과 주유소 운영권을 획득했다. 최대 15년간 휴게소 사업 운영권을 획득하며 연간 400억 규모의 매출을 보장받게 됐다. 지난해 단일 매출은 575억 원을 기록하며 사업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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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고무적인 부문은 제빵과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킨 기타 사업이다. 2010년 636억 원에 불과하던 기타 사업 부문은 계란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에그팜, 샌드위치를 생산·판매하는 샌드스마일 등이 차례로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볼륨이 커졌다.
식품 업계의 관계자는 "수년간 삼립식품이 만들어 온 계열사는 그룹의 모태가 된 제빵사업과 연관성이 깊다"며 "이는 무리한 다각화로 부도를 맞은 경험이 있는 만큼 사업 확장에 무리수를 두지 않는 보수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계열사 비엔에스도 설탕, 곡물, 유지류 등 식품을 중심으로 해외 농장과 무역을 하는 업체다.
올해 들어 사업 확대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출점 제한으로 제빵 프랜차이즈의 신규 매장 오픈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내 출점에 난항을 겪게 된 그룹의 주력 프랜차이즈 사업은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내부적으로는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 부문을 확보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 된다.
삼립식품은 2008년 지분을 인수했던 제분 업체 밀다원을 올 초 자회사로 편입시켜 수직계열화를 완성했고, 이달초에는 육가공 업체 알프스 식품을 인수했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이미 삼립식품공업주식회사로 변경할 당시부터 종합식품회사를 표방했다"며 "향후에도 사업 다각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사업군 확실한 저가 매물에 베팅... 그룹 시너지로 매출 견인
최근 삼립식품이 인수한 '알프스 식품'은 지난해 31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육가공 업체다. 2008년 밀다원도 피인수 당시 실적이 열악했다. 적자 사업체를 연이어 인수하는 삼립식품의 속내는 그룹 시너지라는 '자신감'에 있다.
삼립식품은 사업 영역이 확실한 저가 매물을 사들여 그룹의 시너지로 성장을 이끈다는 설명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이나 재무가 열악한 업체를 인수하는 것은 이유 있는 전략"이라며 "상대적으로 낮은 인수가격에 업체가 가지고 있는 설비와 유통 기반 등을 장점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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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밀다원은 삼립식품과 SPC그룹 계열사에 지분이 인수된 2008년 이후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매출의 대부분은 SPC의 제빵 관련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2008년169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불과 4년 만에 1093억 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인수 직후 밀다원은 적자폭을 꾸준히 줄이다가 지난해 영업이익(104억 원)과 순이익(76억 원) 모두 흑자로 전환됐다.
제분업계의 관계자는 "제분업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국제 곡물가와 연동되어 있다 보니 원가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며 "매출처 확보가 성장의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밀다원은 인수 전 국산 밀가루 제조 업체로 제분 시설을 갖춘 중소기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수 후 삼립식품을 필두로 SPC 그룹의 수직계열화 우산 아래서 매출처를 넓혀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알프스 식품도 삼립식품 입장에서는 쓰임새가 많은 자회사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최근 외식문화 확산에 따라 관련 원재료의 사용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원료 수급과 베이커리 및 외식사업에 부합하는 제품개발 및 품질개선의 필요성이 높아져 육가공 전문업체인 알프스식품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그룹내 제빵과 외식사업, 컨세션 사업 등 육가공제품에 대한 소비가 커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수요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립식품과 SPC그룹 계열사들의 육가공제품 소비량이 연 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립식품은 해외 시장 공략 등으로 점차 육가공 제품의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삼립식품은 최대주주인 파리크라상과 함께 컨소시엄 형태 '웅진식품'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웅진식품은 알짜 음료 업체로, 삼립식품이 이를 인수한다면 '양산빵'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단번에 재편 시킬 수 있다.
웅진식품은 삼립식품이 기존에 관심을 기울이던 업체들과는 규모가 다르다. 밀다원의 지분이 48억 원, 알프스식품이 106억 원이 었던 반면, 법원이 산정한 웅진식품의 가격은 현재 495억 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적게는 700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그룹내 삼립식품의 위상과 함께 사업 다각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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