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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대우인터 거래중단' 실력행사 왜? 브랜드 이미지 등 중시..우즈벡 면화 무관한 부산공장에도 여파

박창현 기자공개 2013-07-30 09:00:39

이 기사는 2013년 07월 24일 1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이하 대우인터)의 부산공장 매각이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 아동 노동력 착취 논란 및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Nike)'의 거래중단 통보와 직접 맞닿아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구체적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대우인터의 우즈벡 면화 공장은 나이키가 납품 받고 있는 부산공장 피혁제품과 전혀 무관하다. 그럼에도 거래 중단 조치를 취한 것은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중시하는 나이키의 글로벌 경영 전략과 연관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우인터는 '대우 텍스타일 페르가나(DAEWOO TEXTILE FERGANA)'와 '대우 텍스타일 부하라(DAEWOO TEXTILE BUKHARA)', '글로벌 콤스코 대우(GLOBAL KOMSCO DAEWOO)' 등 우즈벡에서 총 3곳의 면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들은 우즈벡 연간 면방 제품 총 생산량(45만 톤)의 약 16%를 책임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면화 추수기간에 정부가 목화수확연례 명령을 내려 학교 교원들과 학생들 모두 목화를 추수하는 데에 동원한다. 면화 사업이 아동 노동을 통해 유지되는 셈이다. 이는 아동노동을 금지하는 국제노동기구 협약에 명백하게 위배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해외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우즈벡 아동 노동 착취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코튼 캠페인(Cotton Campaign)'이 대표적이다. 코튼 캠페인은 대우인터 부산공장과 나이키의 거래 관계에 주목했다.

나이키는 면화와 전혀 상관이 없는 피혁제품을 부산공장에서 약 30년 동안 납품 받고 있었다. 부산공장의 최대 고객이 바로 나이키다. 부산공장은 연 평균 3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나이키 납품 매출이다.

코튼 캠페인 측은 나이키가 우즈벡 아동 노동력을 활용하고 있는 대우인터와 거래를 하는 것 자체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해 9월 공식적인 항의 문서를 전달했다. 나이키는 대우인터 측에 해명을 요구했고, 대우인터 역시 NGO 단체와 개선 방안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상호 요구 조건에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은 결렬됐고 코튼 캠페인은 올해 초부터 나이키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였다. 우즈벡 노동 착취 문제와 불매 운동은 나이키 미국 본사가 있는 오레곤 주 지방지에도 실리기도 했다.

결국 나이키는 지난 5월 공급업체에서 대우인터를 제외하기로 하고, 관련 사실을 회사 측에 통보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우인터는 부산공장 매각 계획이 담긴 개선 계획안을 나이키 측에 제출했고 곧바로 매각 절차가 시작됐다. 나이키 없이는 부산공장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나이키는 아동 착취 문제를 야기한 대우인터의 면화 제품과 전혀 연관이 없다. 면화와 무관한 피혁제품만을 부산공장에서 공급받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년 거래처에 갑작스럽게 거래 중단 통보를 내린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브랜드 가치와 글로벌 마케팅을 중시 여기는 나이키가 브랜드 가치 훼손을 염려해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나이키는 아동 착취 문제와 관련해 과거에 큰 낭패를 본 적이 있다.

1996년 미국 '라이프'지는 파키스탄 아동이 나이키 축구공을 바느질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나이키가 제3국의 가난한 아동 노동을 착취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그 결과 1998년 대규모 적자를 냈고,1600명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직 약속이 곧 뒤따랐다.

더욱이 최근 책임 경영과 윤리 경영, 투명 경영 등 지속가능한 경영 방식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나이키 역시 대우인터의 우즈벡 아동 노동 착취 문제를 좌시하지 않고, 30년 거래처도 내칠 정도의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수석 연구위원은 "나이키의 경우, 90년 대 협력 하청업체의 아동 착취 문제로 큰 타격을 받은 이후 협력 업체에 대해서도 윤리경영 기준을 강화하고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들어 NGO단체와 정부, 투자자 등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관계자들이 기업에게 보다 큰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면서 책임 범위가 해당 기업은 물론 협력업체까지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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