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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구본준號' 경영평가 "이제 시작" 글로벌 판매율 3위..스마트폰 정체, 1위 품목 부재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3-08-05 10:25:22

이 기사는 2013년 07월 29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율 3위.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LG전자가 최근 이뤄낸 업적이다.

이 같은 쾌거는 구본준 부회장의 경영평가와 맞닿는다. 그가 경영 전면에 들어선 지 2년 7개월만에 휴대폰사업이 정상화를 이뤘다. 극심한 위기를 겪던 LG전자도 정상궤도에 들어섰다는 호평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위기와 구 부회장에 대한 경영평가는 이제부터 시작이란 지적이 나온다. 간신히 따라잡은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정체기에 들어섰고, 또 LG전자의 다양한 사업군 역시 성장 한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 글로벌 판매율 3위 '우뚝', 구본준 경영평가에 '빛'

LG전자는 최근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 2323억 원, 영업이익 479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비약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한데는 마케팅 비용 급증 이유가 자리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매출 증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휴대폰 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 손익의 고공성장이다. MC사업본부가 2분기 거둬들인 매출액은 3조1231억 원, 영업이익은 612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5%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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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전문기관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분기 12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5.3%, 세계 3위 자리로 단번에 올라섰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7분기 연속 휴대폰부문에서 적자를 냈다는 점을 보면 놀라운 변화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LG전자의 휴대폰사업부문은 심각한 위기에 시달리고 있었다.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국내외 경쟁사들은 고객의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LG전자는 이를 지켜보기만 했다. 피처폰(2G)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장 변화가 이렇게 급격히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하지 못했다. 뒤늦게나마 옵티머스Q를 내놓으며 대응에 나섰지만 만족스러운 품질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 LG전자가 본격적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구본준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들어선 이후다. 2010년 9월 위기에 빠진 LG전자의 대표이사로 투입된 구 부회장은 가장 먼저 뼈를 깎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부를 독립사업부에 재편시키고, MC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인력을 대폭 늘렸다.

2011년 7월에는 글로벌 마케팅 전략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글로벌마케팅부문(GMO)으로 통합했다. 이어 해외 생산 조직만 담당하던 최고운영책임자(COO) 산하로 국내 생산 조직을 모두 통합했다. 제품 기획 및 개발, 글로벌마케팅(GMO)은 물론 COO를 통해 국내 외 생산 및 품질까지 모두 직접 챙긴다는 의미였다.

올해 2분기 LG전자 실적은 구 부회장의 실험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뒤쳐졌던 스마트폰이 제자리를 잡았다. 옵티머스G 시리즈 등 호평을 받는 모델 기종도 확보했다. 더불어 LG디스플레이, LG화학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LG전자의 성공이 그룹 전체 계열사에 이익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 성장정체율 '뚜렷', 1등 품목 '부재'..진정 위기 이제부터

다만 LG전자의 글로벌 시장에서 시험은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을 시작할 요건을 이제서야 갖췄을 뿐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뚜렷해지면서 글로벌 1·2위권 업체들도 위기감이 팽배하다.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발 빠르게 나서지 않는다면 언제든 이전의 과오를 다시 범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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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LG전자.

달라진 LG전자의 첫 번째 시험은 오는 8월 출시할 G2의 성공 여부가 꼽힌다. LG전자는 다음달 스마트폰의 본고장 미국 뉴욕에서 차기전략 스마트폰인 G2를 공개하기로 했다. 현재까지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이용자환경 등에서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출시 전부터 통신사 품평에서 좋은 점수를 얻고 있다.

하지만 G2를 내놓는다고 해서 LG전자의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MC사업본부가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우호적인 실적을 내놨을지라도 지난 1분기 대비 수익은 '반토막'이 났다. 신제품 출시 후 마케팅 비용 증가, 구 모델 판가인하 압박까지 더해지면 간신히 되찾은 휴대폰사업부의 손익이 다시 하락세를 그릴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는 신사업으로 선택한 VC사업본부(자동차부품)의 성공 여부가 구 부회장에 대한 경영평가의 핵심이 될 것으로 거론된다. 일단 계절적 요인에 따라 당장 3분기부터 2분기 수익 하락을 저지했던 에어콘사업 부문에서 손익 저하가 예상된다. 최강 사업부문으로 꼽히는 TV와 가전사업부 역시 성장여력이 없다. 그나마 자리를 잡은 휴대폰마저 마진율 하락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들어선 이후 조직 변화를 통해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스마트폰 이익률이 경쟁사대비 지나치게 낮고, TV·가전 사업 모두 불안하다. 제대로 된 신사업을 아직까지 찾지 못했고, 1등 품목이 없다는 점은 LG전자의 장기 전망에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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