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지스틱스, 외부 자본확충 `한번 더` FI와 1200억 원 투자 타진‥지배구조 강화용 자금인 듯
김일문 기자공개 2013-08-21 10:21:20
이 기사는 2013년 08월 14일 1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가 실적 악화로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던 현대로지스틱스가 다시 한번 외부 자금 수혈에 나선다.14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자본 확충을 위해 국내 FI(재무적 투자자) 세 곳 정도와 투자 유치를 논의중이다. 정확한 투자 구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보통주나 RCPS(전환상환우선주)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로지스틱스 투자를 검토 중인 FI 가운데 두 곳은 컨소시엄 구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 확충 규모는 최소 1000억 원에서 많게는 1200억 원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초 제3자 배정 방식을 통해 투자했던 우리블랙스톤PE 때와 비슷한 규모다.
당시 우리블랙스톤PE는 총 1000억 원을 투자하면서 현대그룹과 올해 7월까지 현대로지스틱스를 상장하기로 약속했었다. 만약 IPO에 실패할 경우 현대상선이 연 8.5%의 복리를 더해 투자금을 갚아주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IPO가 사실상 물건너 가고 우리블랙스톤PE가 지난 달 풋옵션을 예정대로 행사하면서 결과적으로는 현대상선이 현대로지스틱스에 자본 확충을 해 준 셈이 됐다. 이 때문에 현대상선의 현대로지스틱스 지분도 14.48%에서 47.67%로 크게 뛴 상태다.
시장에서는 현대로지스틱스의 이번 자본 확충이 물류 사업 투자에 쓰일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 사업구조상 CJ대한통운이나 한진과 달리 매출액 대비 유형 자산 비중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CJ대한통운의 유형자산은 1조 3000억 원, 매출액은 1조 2000억 원에 달한다. 즉 유형자산과 매출액이 거의 비슷한 전형적인 자산형 물류사업자로 창고나 항만, 물류센터, 각종 차량 운반구를 직접 보유해 영업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로지스틱스는 매출액이 8000억 원에 달하지만 유형자산은 1911억 원에 불과하다. 영업에 활용되는 것 대부분이 임차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신평사 애널리스트는 "현대로지스틱스와 같은 사업 구조를 갖고 있는 물류회사의 경우 영업력 강화를 위해 외부 자금을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수익의 일부를 임차료로 내는 영업패턴을 감안할 때 투자를 위한 돈이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 돈이 현대그룹의 지배구조를 더욱 공고히 다지기 위해 쓰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 2011년 1월 우리블랙스톤PE로부터 1000억 원을 유치하고 닷새 뒤 절반인 500억 원을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에 쓴 바 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로지스틱스는 2011년 11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현 회장의 어머니 김문희 여사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300억 원 어치나 매입한 적이 있었다"며 "이번 자본 확충 역시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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