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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경쟁력 강화...자체 헤지 늘리는 증권사 ELS 자체 헤지 비율 전년比 증가세

홍은성 기자공개 2013-09-26 08:48:20

이 기사는 2013년 09월 25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들어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자체 헤지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그간 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 증권사의 자체 헤지 비중은 등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최근 증가 추세의 이면에는 '금융상품 경쟁력 강화'라는 증권사의 미션이 자리잡고 있어 과거와는 그 의미가 다르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자체헤지 비중 증가, 큰 의미 없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6개 증권사의 지난 23일 기준 ELS 자체 헤지 단순평균 비중은 33%로, 지난해 말 대비 3%포인트 늘었다.

신한금융투자는 7%에서 15%로 2배 이상 급증했고 현대증권도 18%에서 26%로 늘었다. 자체 헤지 비중이 높은 한국투자증권은 51%에서 59%로 8%포인트 증가했고 우리투자증권은 전년보다 7%포인트 늘어난 25%를 기록했다.

ELS 자체 헤지 비율

증권사가 ELS 발행을 통해 유입된 자금으로 운용하는 방식은 크게 백투백(Back to back) 헤지와 자체 헤지로 나뉜다.

백투백 헤지는 외국 금융 기관에서 동일한 구조의 상품을 사오는 방식으로, 거래 상대방의 채무 불이행 등을 떠안을 리스크가 존재한다. 반면 ELS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부담을 외국 금융 기관에 넘길 수 있고 국내 증권사의 별도 헤지 역량없이 ELS를 발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국내 증권사의 선호도가 높다.

일각에서는 헤지 방식에 대한 선호도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변화돼 왔기 때문에 단순 증가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예컨대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에는 백투백 헤지가 80% 수준으로 압도적이었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거래 상대방 위험에 부담을 느낀 국내 증권사가 자체 헤지의 비중을 늘였다.

지난해의 경우 자체 운용으로 큰 손실을 입은 외국계 금융사가 대거 한국 ELS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그 자리를 국내 증권사가 메운 결과로 자체 헤지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체 운용 역량 강화에 신경 쓰는 증권사

하지만 최근의 변화는 과거와 다소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단순 헤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운용 능력을 금융상품 개발에 연계시키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브로커리지 수익에 한계를 느낀 증권사들이 금융상품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느낀 결과다.

자체 헤지 ELS가 늘어나는 1차적인 원인은 발행 마진이다. ELS 발행 마진은 상품구조와 회사마다 천차만별이지만 통상 10~20bp 수준이다. 하지만 증권사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발행마진은 점차 축소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자체 운용을 통해서 운용 수익을 추가적으로 얻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다면 상품개발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자체 헤지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운용을 직접적으로 하면서 상품개발 능력을 축적시키겠다는 의도다.

아울러 자체 운용을 하기 위해서는 상품을 프라이싱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져야만 금융상품을 구조화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마련된다는 것. 백투백 방식으로는 이러한 증권사의 역량을 키울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자체운용에 나선 증권사들이 눈에 띄고 있다. 대표적인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와 현대증권으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체 헤지 비중이 7%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이 비중이 15%로 늘었다. 현대증권도 18%에서 26%로 자체 헤지 비중을 증가시켰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금융상품 경쟁력이라는 것은 판매력도 중요하지만 자체 운용능력도 중요하다"며 "자체운용 능력이 있다는 것은 상품 구조를 직접 짤 수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고 말했다. 이는 금융상품 구조를 변경하고 개발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현대증권은 올해 새롭게 ELS 운용팀을 셋업하고 해외인덱스를 시작으로 북 빌딩에 들어갔다. 자체운용 비중을 대형사 수준으로 키운다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헤지는 운용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리스크가 상존하기 때문에 자체 헤지와 백투백 헤지 간의 비중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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