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좌초위기 르네상스호텔 매각 '어쩌나' [건설리포트] 차입금 상환계획 차질 예상...채권단, 급매 가능성 제기
이효범 기자공개 2013-10-08 10:19:21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4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부토건이 차입금 상환을 위해 추진 중인 르네상스 서울 호텔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지스자산운용이 호텔사업을 접고 업무용빌딩 개발을 계획하면서 호텔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급기야 한국노동자총연맹(한국노총)이 연기금 등의 기관투자가들에게 이지스자산운용에 투자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호텔 노조도 고용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이지스자산운용의 투자자 모집에 적신호가 켜졌다.
문제는 호텔 매각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삼부토건이 차입금 상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다는 점이다. 내년 1월 초까지 8800억 원의 차입금 상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인 가운데 이 기간 내 매각을 완료하지 못하면 채권단이 호텔을 급매 처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조 "투자자 모집 막을 것"...이지스운용 자금모집 '적신호'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5월 르네상스 서울 호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호텔을 헐고 오피스와 호텔, 상업시설 등이 갖춰진 복합빌딩을 신축할 예정이다. 호텔 인수와 빌딩 신축 등을 위해 총 1조 9000억 원의 자금을 부동산펀드를 통해 조달키로 계획했다.
하지만 르네상스 서울 호텔 노조는 고용권 보장을 위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호텔 매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급기야 지난 8월 한국노총이 한국교직원공제회 등 9개 연기금에 이지스자산운용에 대한 투자를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노조는 이지스자산운용의 투자자 모집 만큼은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르네상스호텔 담보로 조달한 차입금 만기가 내년 1월 도래한다"며 "그동안 투자자 모집을 막아 거래를 무산시키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은 기존 계획의 변경없이 상황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투자자 모집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꺼렸다. 대신 기존 계획대로 호텔 매입을 진행해 나간다는 입장만 전했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 시장의 큰손인 연기금 투자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1조 9000억 원의 대규모 자금 모집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최근 르네상스호텔 매입 자금 모집을 위한 이지스자산운용의 움직임이 뜸해 보인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업무용빌딩을 새로 개발 하는 건이라 투자를 선뜻 결정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 8800억 만기 도래...데드라인 될 듯
지난 2010년 말 1조 1680억 원에 달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현실화로 삼부토건의 차입금은 크게 증가했다. 2011년 대주단 협약에 따라 보증채무의 상환재원을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한 7500억 원의 협조융자로 조달하면서다.
삼부토건의 차입금은 2013년 6월 말 현재 1조 730억 원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회사채 등을 포함한 8800억 원 차입금 상환만기가 내년 1월 도래한다. 채권단협약에 따라 채권 상환 만기가 내년 1월로 유예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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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채권단은 르네상스 서울 호텔 매각에 대해 일단 이지스자산운용과의 거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채권 만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 기간까지 거래에 대해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8800억 원의 차입금 상환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1월까지 호텔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채권단이 삼부토건의 채권회수를 또다시 미뤄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진행 중인 르네상스 서울 호텔 매각 거래가 무산될 경우 채권단이 호텔을 급매 처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차입금을 상환하는 것 외에 호텔 매각을 통해 삼부토건이 확보하는 현금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삼부토건은 이지스자산운용에게 호텔을 1조 1000억 원에 매각해 채권단에 진 빚을 갚고 나면 30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거머쥘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채권단이 호텔을 급매 처분하게 되면 매각가격은 1조 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삼부토건 손에 떨어지는 현금이 줄어드는 셈이다.
삼부토건 채권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채권단협약에 따라 내년 1월로 채권상환기간이 유예됐다"며 "이 기간까지 호텔 매각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은 향후 삼부토건 채권 회수 방안에 대한 다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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