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0월 07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원이 남양유업에 '밀어내기'로 피해를 입은 대리점주에게 피해액 전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남양유업의 실적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유사한 소송이 줄을 이을 경우 자칫 배상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남양유업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전 대리점주 박모씨에게 2086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금액은 원고 박씨가 청구한 배상금 전액에 해당한다. 남양유업이 지난 상반기 물량 밀어내기 논란으로 곤혹스러운 시절을 보낸 만큼 자칫 후폭풍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밀어내기로 인해 폐업한 사례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유사 소송이 잇따를 수 있기 때문에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해당 건은 논란이 일기 이전에 제기된 소송"이라며 "이는 폐업과정에 발생한 손실에 대해 책임소재가 어디에 있는지를 (서로 입장이 엇갈리는 입장을) 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점 체제를 유지하는 기업들이 간혹 겪게 되는 소송이라는 설명이다.

항소와 관련해서 남양유업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재 아무 것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소송이 제기된 시점은 지난해 7월로, 밀어내기 논란이 일어나기 이전에 제기됐다. 해당 소송의 요점은 폐업과정에서 돌려 받지 못한 일부 설비의 보증금과 초과 공급 물량에 따른 손해에 있다. 특히 법원은 소송 중 남양유업이 최초 주문량과 부당한 초과 공급량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을 거부하자 사실상 원고 박씨의 주장이 모두 입증됐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이 남양유업의 자료 제출 거부로 인해 대리점주가 주장한 피해액을 모두 인정해준 사례인 만큼 비슷한 처지에 놓인 대리점주의 소송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논란 당시 밀어내기 때문에 폐업에 이르거나 피해를 호소했던 점주들이 130여 명에 이르렀던 상황에서 지난 7월 대리점협의회는 피해보상 기구를 통해 보상액 등을 논의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면서도 "앞서 폐업 절차를 밟았던 점주들의 개별 적인 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시사했다.

자칫 줄소송이 이어질 경우 보상금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남양유업은 이미 2분기 위로금 등을 집행하며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바 있다. 또한 남양유업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23억 원을 부과받은 상황이다. 여기에 추후 협의기구를 통해 진행될 피해보상금 협의도 남아있다.

앞선 업계의 관계자는 "각 점주들의 밀어내기 등으로 입은 손실액은 제각각으로 운영기간이나 규모 등에 따라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 선"이라며 "상황이 개별 점주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수치화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즉 피해규모에 따라 보상금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2분기 선집행된 위로금 등 약 80억 원과 과징금 123억 원은 남양유업의 개별기준 지난해 영업이익(474억 원)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여기에 남양유업이 약속한 피해 대리점주의 생계자금(대리점 1곳 당 500만 원)과 실제 피해보상액은 최소 수 백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금액이 올 안에 집행된다면 실적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남양유업과 피해대리점협의회는 각각 1명, 양측 변호사가 합의한 외부 전문가 1명으로 구성된 '배상중재기주'를 구성하고 보상액을 논의 중이다.

앞선 남양유업 관계자는 "현재로선 다른 소송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