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계열, 높은 사업연계성..신용에는 위험요인 [Credit Report]현대·기아차 매출의존도 과도…완성차 업황 불안 땐 위험 전이
서세미 기자공개 2013-10-14 10:47:43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8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간 높은 사업 연계성이 크레딧 관점에서 오히려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동안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부문의 매출 확대는 그룹 내 주요 사업부문인 자동차부품, 철강은 물론 현대캐피탈 등 금융 계열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향후 자동차 산업 관련 다양한 불확실성이 대두될 경우 관련 여파가 그룹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우려된다.사업포트폴리오가 다변화하지 못해 핵심 계열이 불황을 겪으면 그룹 전체로 재무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는 7일 '현대차그룹 현황과 주요 모니터링 요소' 보고서를 통해 계열사간 높은 사업연계성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요소를 함께 파악했다.
◇ 현대차그룹, 현대·기아차 실적에 대한 연계성 높아…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 약세
아직까지는 문제로 볼 만한 현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경쟁력이 제고되면서 그룹 전반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신용등급도 계열사 전체적으로 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향후 자동차 산업 관련 다양한 불확실성이 대두될 경우 관련 여파가 그룹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승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업이 자산 매출에 있어 각각 50~60%대의 비중을 보이면서 주력사업으로 자리하고 있다"며 "현대제철 등이 중심이 되는 철강업의 경우 계열 완성차업체가 중요 고객이고 현대캐피탈 등 할부리스사 역시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동차 산업에 대한 실질적인 전업도는 명목상 수치 이상으로 절대적"이라며 "이처럼 주요 사업이 자동차산업과 연계성이 높을 경우 계열 전체 실적은 최전방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영업실적에 연동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개별 기준 현대위아, 현대파워텍, 현대다이모스,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부품업체의 계열 매출의존도는 모두 80%가 넘어 그룹에 대한 사업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등 철강 계열사 중에서는 완성차업체에 차량용 냉연강판을 공급하고 있는 현대하이스코의 계열사 매출의존도가 41%로 높은 편이다. 현대로템도 현대제철의 고로 건설 등과 관련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계열 매출의존도가 38.3%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사업연계성이 높은 자동차·자동차부품·철강 등 3개 업종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높은 매출 비중은 특정 계열사가 그룹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키운다. 자동차 산업은 그룹 매출의 40%를 구성하고 있으며 자동차부품 산업은 20% 정도를 차지한다. 철강업 역시 그룹 내 매출 비중이 13.4%로 상당해 3개 업종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73%로 절대적인 수준이다.
한편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등 할부리스업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이 2.3%에 불과하지만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6%로 사업 규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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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재무적인 측면에서 계열기업간의 위험 연계 수준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위아, 현대파워텍, 현대다이모스, 현대하이스코를 제외한 기업들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지급보증 비중이 10%대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지급보증 비중이 높은 기업들도 대상 기업들이 연결기준으로 종속기업이나 이에 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아직은 재무적 위험이 다른 독립 기업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 지난해 악재 일시적 이벤트일 가능성이 높아…신용도 영향은 제한적
계열사간 높은 사업 연계성은 대표기업인 현대·기아차의 업황이나 실적이 좋을 때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현대차그룹의 비금융부문 주요 계열사들은 현대·기아차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매출 외형과 현금창출 규모가 꾸준히 증가했다. 그 결과 재무구조도 우수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합산 기준 현대차그룹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은 10%대이며,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각각 16.4%, 75.7%를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대·기아차의 성장세가 노사분규,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 축소, 제품에 대한 리콜, 부정적인 환율 움직임 등 악재로 주춤했다. 현대차그룹 전체의 실적 저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승구 수석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최근 직면한 부정적인 환경을 극복하는지 여부가 향후 계열 전체의 실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상황만 고려했을 때 노사분규 등의 악재가 현대·기아차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나타난 위협요소들이 현대차그룹 기업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업수익창출력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기된 대부분의 리스크가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일본 업체들의 경쟁력이 계속 강화될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일본 경쟁사들이 현대·기아차의 판매 성장 추세나 글로벌 시장지위를 위협하고 있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향후에도 불안정한 부정적인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현대·기아차의 실적 둔화가 이어질 우려는 있다. 이승구 연구원은 "세계경제 회복이 더딘 가운데 업계 내 경쟁 심화, 현대·기아차 지명도 향상에 따른 견제 강화, 불안정한 노사 관계 등 부정적인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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