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0월 14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동양레저의 파인크리크와 파인밸리 골프장 보증금 반환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동양레저가 운영권을 갖고 있지만 골프장 소유자인 동양생명보험도 입회금 반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게다가 동양레저가 해당 골프장을 동양생명에 넘기면서 회원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동양레저는 매각대금을 대부분 계열사 기업어음(CP)과 주식매입 등에 소진했다.

동양그룹에 따르면 동양레저가 운영 중인 파인크리크와 파인밸리 회원권 보증금 규모는 1870억 원에 달한다. 회원 1000여 명이 1300여 구좌를 갖고 있다. 이들 회원은 동양레저가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

동양레저는 자본잠식이 진행 중으로 청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법원이 회생 판단을 내린다고 해도 무담보채권자인 회원들의 몫은 크지 않다. 사실상 대규모 회원권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동양레저가 동양생명에 골프장을 매각할 당시 회원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점이다. 동양레저는 지난 2004년과 2005년 파인크리크(장부가 1330억 원)와 파인밸리(545억 원)의 골프장 부지와 시설물 등을 처분해 각각 1533억 원, 600억 원을 챙겼다.

매각대금은 계열사 단기매매증권 취득에 쓰였다. 일부는 동양캐피탈(현 동양인터내셔널) 등이 발행한 기업어음 매입에 소진됐다. 골프장 핵심자산 매각대금이 계열사로 다시 흘러든 셈이다.

회원들은 이 과정에서 배제됐다. 본인들도 모르는 사이에 회원권 주요 상환재원이 사라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양레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동의를 얻지 않고 이뤄진 불완전 거래이므로 이해 당사자인 동양레저와 동양생명보험이 연대해 입회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영업권 외에도 골프장 핵심시설을 인수한 경우라면 회원권 반환 의무를 승계하도록 돼 있다. 다만 이는 경매, 공매 등 공적계약에 의한 거래로 제한된다.

이를 해석하면 동양생명보험이 골프장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적계약을 통해 취득한 것으로 회원권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

법조계의 판단은 엇갈린다. 법리상 입회금 반환 의무는 사업권자로서 회원들과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놓인 동양레저에 있다.

하지만 토지와 건물, 골프코스 등은 골프장 운용을 위한 필수 시설이다. 핵심자산의 소유권이 임의로 처분됐다면 회원 보호를 소홀이 한 책임을 동양레저와 감독관청에 물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는 매도인과 매수인 양측에 절차상 문제 제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재판부 판단을 지켜봐야겠지만 회원 권리 보호라는 입법 취지를 생각하면 일부 구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보험 대주주인 보고펀드는 "법률적으로 당시 골프장 인수 절차에는 하자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법원 결정을 지켜본 뒤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