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보다 좋다던 전단채..동양사태로 '주춤' 9월 한달간 1411억 발행 감소..소매판매도 조정불가피
송종호 기자공개 2013-10-21 08:49:14
이 기사는 2013년 10월 15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단기사채(이하 전단채) 소매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기존 기업어음(CP)과 달리 분할 매매를 할 수 있고, 상품의 투명성이 확보된다는 측면에서 인기몰이를 시작했지만 최근 동양그룹 사태로 인해 전단채 역시 투자자 불신이 커지면서 소매판매액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불신↑..9월 전단채 소매판매 급감
15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전단채 누적 발행규모는 19조5708억 원으로 제도시행 9개월만여 만에 20조 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1월 첫 발행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를 보였지만 4월 이후 본격적인 발행이 시작되면서 5월 1조2011억 원, 6월 2조7564억 원, 7월 5조2987억 원으로 발행액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8월부터 5조2072억 원, 9월 5조661억 원으로 발행량이 주춤하고 있다. 시장은 동양그룹사태가 전단채 시장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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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업계는 CP의 경우 20억 원 등 권면이 확정돼 발행되면 분할할 수가 없었지만 전단채는 1억 원 단위로 분할매매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개인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적합한 상품으로 판단해왔다. 하지만 동양사태로 인해 전체 회사채 시장이 불신을 받으면서 전단채 시장도 한동안 움츠려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업계 최초로 5월부터 전단채 소매판매를 시작한 현대증권은 6월 529억 원을 판매 한 이후 8월 1159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9월엔 818억 원의 부진한 판매기록을 남겼다. 현대증권을 뒤따라 전단채 소매판매에 나서기 시작한 증권사들 역시 9월부터 판매액 급감을 피해갈 수 없었다. 대신증권은 8월 902억 원에서 9월 703억 원, SK증권 역시 8월 73억 원에서 9월 30억 원으로 곤두박질 쳤고, 우리투자증권 역시 판매 부진을 면치못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장기채권에 투자가 부담스럽고, 회사채 발행은 급감하면서 단기채인 전단채에 대한 수요가 커져 기대를 모았다"며 "하지만 이번 동양사태가 악재가 되면서 전단채 판매 역시 한동안 투자자들의 외면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 전단채 소매판매 90%이상 AA등급..회사채 양극화에 반사이익 기대
금융당국은 회사채 시장의 투명성 강화를 목적으로 지난 1월 전단채를 도입했다. 전단채는 CP를 대체하고자 마련된 채무증권으로 만기 1년 미만인 단기자금을 실물이 아닌 전자방식으로 발행·유통한다. 발행 주체와 규모가 불분명한 CP와 달리 투명한 발행이 최대 장점으로 꼽혀왔다.
문제는 전자단기사채가 처음 도입되다 보니 발행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3개월 미만 전단채의 경우 증권신고서를 면제하면서 발생했다.
동양그룹도 동양그룹 계열사 신용등급 추락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지난 7월이후 3개월 미만 전단채 1569억 원을 발행했다. 동양 경영진이 상환이 불가능한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증권신고서 면제를 악용해 발행을 강행했다면 사기성 전단채를 발행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동양 사태로 말미암아 회사채 시장이 양극화되면서 전단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전단채는 만기가 짧고, 등급이 AA급 이상의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 채권투자자들은 전단채를 찾을 수 밖에 없다"며 "A등급 이하의 하위등급 회사채는 발행잔액이 감소하고 있지만 AA급 이상 상위등급 회사채는 높은 발행수준을 보이고 있어 전단채 시장은 향후 빠르게 정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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