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0월 17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원이 예상과 달리 동양레저에 대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리면서 이 회사가 운영 중인 회원제 골프장 파인크리크와 파인밸리 입회보증금 반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계열사 보유주식 처분과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자본을 완전 잠식당하면서 동양레저의 경영 정상화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회계법인 자산실사 후 인수합병(M&A) 방식으로 골프장 운용권이 제3자에게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는 17일 동양레저에 대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고 금기룡 현 대표와 최종호 하나대투증권 전무를 공동관리인으로 선임했다.

동양레저는 당초 청산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판부가 자산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한 영업이익 창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회생절차를 개시하는 것으로 일단 가닥을 잡았다.

동양레저는 동양증권 지분 14.8%와 ㈜동양 지분 36.25%를 갖고 있다. 회생절차 과정에서 보유주식 처분을 통해 재원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동양레저의 입회금 지불 능력이다. 동양레저가 운영 중인 파인크리크와 파인밸리 회원권 보증금 규모는 작년 말 기준 1870억 원에 달한다. 회원 1000여 명이 1300여 구좌를 갖고 있다. 이들 회원은 동양레저가 부실화되면서 보증금 회수를 장담할 없는 상황이다.

계열사 주식처분으로 자금이 유입된다고 해도 차입금을 갚고 나면 회원들 몫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골프장 핵심자산인 토지와 부속건물이 동양생명보험에 넘어간 상황이어서 입회금 회수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동양레저의 존속 가능성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동양레저는 지난해 개별기준 39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입장료 수입은 178억 원에 달했다. 골프장 소유주인 동양생명보험에 지급한 임차료가 158억 원이다. 매출의 대부분이 임차료로 빠져나가면서 96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매달 고정적인 임차료 부담이 발생하면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대규모 구조조정 후에도 현금흐름 창출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일부는 회계법인 자산실사 후 ‘청산형 회생절차'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골프장 운영권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보고펀드에는 동양레저의 회생절차 신청 후 골프장 토지와 부속건물 매각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동양레저가 운영권을 갖고 있는 만큼 법원 중재로 골프장 운영권과 토지를 원매자에게 동시에 처분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회원들의 입회금 보증금 반환 의무 승계와 매매가격 책정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보고펀드도 임대료 수입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골프장을 처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법원과 합의해 원매자와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동양레저의 채권신고 기간은 다음달 22일까지며 관계인집회는 내년 1월10일에 열릴 예정이다. 회계법인 실사 결과는 12월 중순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