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0월 23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명보험협회의 배타적사용권 재심의 결과를 놓고 삼성생명과 신한생명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지난 21일 삼성생명과 신한생명의 배타적사용권 신청 재심의 결과 삼성생명에게만 3개월 배타적사용권을 부여했다.

◇ 희비 엇갈린 배타적사용권 2차 도전

지난 8월 30일 신한생명은 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분할지급하는 자동분할지급(Auto Share) 서비스를 탑재한 신상품 '신한더블Dream종신보험'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 9월 5일 삼성생명도 신상품 '2-Step 변액연금보험'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2-Step 변액연금보험은 연금개시시점을 이원화해 거치기간 증가에 따른 보증리스크 축소 및 보증비용 인하의 특징을 갖고 있었다.

지난 9월 25일 개최된 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회의 결과 삼성생명과 신한생명의 배타적사용권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삼성생명의 '2-Step 변액연금보험'의 독창성으로 내세운 연금개시시점 이원화의 경우 변액연금보험에선 새로운 시도지만 이미 일반 보험에선 적용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신한생명의 '신한더블Dream종신보험 '이 내세운 자동분할지급 서비스도 독창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과 신한생명은 배타적사용권 획득을 내세운 신상품 홍보전략을 수정해야 했다. 또 9개월간 새로운 개념셉의 상품개발에 나선 공로도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삼성생명과 신한생명은 재심의 신청을 요구했다. 배타적사용권 신청 기각의 원인이 상품의 독창성이 떨어진다기 보다는 심의 당시 상품의 독창성을 어필하는 프리젠테이션(PT) 과정에서의 미흡함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2차 도전에 나선 셈인데, 지난 21일 열린 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의 재심의 결과 삼성생명은 원하던 대로 3개월간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다. 반면 신한생명은 2차 도전에서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 재심의 성공률 48%…PT기술이 성패 좌우?

지난 2002년 이후 현재까지 생명보험협회에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한 건수는 총 92건으로, 이중 63건만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63건의 배타적사용권 획득 상품들 중 삼성생명처럼 재심의를 통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상품은 13건이다. 재심의 건수가 총 27건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가량이 재심의 문턱을 넘은 셈이다.


이렇다 보니 업계 일각에선 배타적사용권 획득을 위해선 상품의 독창성도 필요하지만 회사의 PT 능력이 승패를 가르는 주요 요인이라는 말도 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타적상품권 승인을 받기 위해선 7인의 심의위원을 설득해야 하고, 어쩔 땐 PT 기술이 당락을 좌우하게 된다"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재심의에서 배타적사용권을 받은 삼성생명에선 '2-Step 변액연금보험'의 독창성은 적립금 거치기간 증가에 따른 회사의 리스크 축소와 이로 인한 고객의 보증비용 감소다.

하지만 1차 심의에서 삼성생명은 거치기간 증가에 대한 프로세스를 납득시키기 위해 연금개시시점 이원화를 내세웠다가 탈락했다. 2차 심의에서 독창성의 본질인 거치기간 증가에 따른 장점을 설명해 간신히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