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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차입금' SK해운, 구원투수 없나 [Company Watch] 상반기말 3.2조, 부채비율 208%p 높아져..대주주 ㈜SK 나설까

김익환 기자공개 2013-10-28 14:11:31

이 기사는 2013년 10월 24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이 해운시황 악화와 맞물려 '차입금 덫'에서 좀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안 마련과 함께 유동성 확충 계획도 추진하고 있지만 급격하게 불어난 빚더미의 무게를 덜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모회사인 ㈜SK가 구원투수로 다시 나설지 주목된다.

◇눈덩이 차입금 '악순환'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해운은 지난 상반기(연결기준) 총차입금이 3조 2359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말 대비 14.2% 늘어난 규모다. 신조선 7척을 인수하면서 조달한 선박금융(4232억 원)의 여파가 컸다. 이에 따라 상반기 부채비율은 1608%로 지난해말 대비 208%포인트 높아졌다.

선박투자금이 높은 해운사 특성을 감안해도 SK해운의 부채비율은 눈에 띄게 높고 차입금 증가속도도 상대적으로 빠르다. 불어나는 차입금으로 지출하는 이자비용도 만만찮다. 지난해에는 지출한 이자비용이 1056억 원에 달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772억 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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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경기둔화로 해운시황이 악화하면서 올해 상반기 45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이자비용을 마련하기도 빠듯하다.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다시 외부차입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차입금 증가→이자비용 증가→영업현금흐름 악화→차입금 증가'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눈덩이 차입금으로 재무구조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내년 투자계획도 줄었다. 2014년 1~3분기 선박투자금액이 올해 1~3분기(471억 원)와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실행했거나 계획하고 있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신종자본증권 등 막혀...㈜SK 나서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용선 비중을 낮추고 사선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선주에게 선박을 빌려서 영업을 하고 용선료를 지급하는 용선방식은 계약기간 동안 고정적인 용선료를 지급해야 한다. 그 까닭에 지금처럼 해운시황이 악화돼 운영수입이 하락해도 높은 수준의 용선료를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손실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

2008년까지 용선 비중이 높았던 SK해운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용선비중을 대폭 줄이며 고정 손실 줄이기에 나섰다. 2010년 56.6%에 달했던 용선비율은 해마다 감소해 지난 상반기 25%까지 낮아졌다. 용선비중은 낮췄지만 시황악화 탓에 손실을 피할 수는 없었다.

올해 5월에는 1000억~2000억 원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타진했지만 해운사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투자자 수요가 충족되지 않는 등의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벙커링 사업부를 분할해 신설한 SK B&T를 통한 자금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원양어선에 연료유를 공급하는 벙커링 사업을 영위하는 SK B&T는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2635억 원, 13억 원의 매출액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SK B&T 지분을 일부 매각하거나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을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SK해운 관계자는 "SK B&T 등 IPO 계획은 아직 구체화한 것이 없으며 장기적으로 보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자금조달 방안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해도 해마다 1000억 원을 웃도는 이자비용과 3조 원의 차입금의 짐을 덜어내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현금창출력이 가파르게 늘고 대대적인 자본확충 방안이 실행되지 않는 한 눈덩이 차입금에 짓눌린 처지를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 까닭에 지분 83.08%를 쥐고 있는 대주주 ㈜SK에 손을 벌릴 여지도 있다. 2010년에도 3억 달러의 증자에 나선 SK해운에 ㈜SK와 HSBC가 각각 2억, 1억 달러를 출자했다. ㈜SK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자금을 지원하거나 주주인 HSBC 등 재무적투자자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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