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루네오가구, 최대주주 변경 왜? 신사업 사실상 중단...먹튀 vs 안이한 경영권 대처
신수아 기자공개 2013-10-30 08:56:04
이 기사는 2013년 10월 29일 19: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보루네오 가구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신사업을 추진하던 최대주주의 변경을 두고 그 배경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주주가 해당 사업을 추진과정에서 전방위로 자금 조달한 바 있어 '먹튀'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루네오가구(이하 '보루네오')는 기존 최대주주인 에이엘팔레트물류가 보유 지분(33.27%)을 매각해 지분 5.39%를 보유한 정복균씨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고 공시했다. 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보루네오 채권단이 관계인집회를 앞두고 최근 주주명부를 폐쇄 했고, 그 과정에서 최대주주 변경 사실이 확인됐다. 앞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보루네오의 회생절차가 지난 6월 개시된 바 있다.
에이엘팔레트물류는 1년 반 전 알루미늄 팔레트의 제조·판매 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 보루네오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전방위로 자금을 조달하며 신사업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번에 보루네오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그간 전방위로 밀어주던 신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보루네오는 팔레트 사업의 회사의 전략적 신사업으로 설정하고 전방위로 추진한 바 있다. 최대주주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루네오는 지난해 8월 에이엘팔레트와 특허권 사용을 맺고 미국 현지 법인을 세우는 등 팔레트 사업의 발판을 확장시켰다. 또한 석유대체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비아이에프씨엔에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키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보루네오의 내부 자금 유용은 물론 외부 자금 조달도 늘었다. 신사업에 투입된 정확한 자금 규모는 현재 알려지지 않았으나 실제로 내·외부 자금 조달로 인해 보루네오의 재무 상황은 크게 악화됐다. 2011년 인수 전 104억 원에 이르던 현금성자산은 1년 여만에 100억 원이 증발했다. 또한 보루네오가 보유한 토지와 건물 등 투자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조달한 차입금 규모도 2011년 말 4억 원에서 2012년 말 82억 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2012년에는 43억 원의 투자부동산을 처분키도 했다.
이어 자금 조달을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추진하기도 했다. 주관사 선정과 투자자 유치에 난항을 겪으며 공모 발행에 실패, 사모를 통해 50억 원을 조달했다. 그러나 몇 달 지나지 않아 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에 보루네오는 신주인수권부사채(Bond)를 차입금을 전환했고, 신주인수권(Warrant)는 소각한 바 있다. 반기말 연결기준 보루네오의 차입금은 415억 원이며 부채비율은 317%을 기록했다.
IB업계의 관계자는 "전방위로 자금이 조달됐으나 실제 신규 사업에 얼마가 투자 됐는지, 어떻게 활용됐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즉 전방위로 자금을 조달했던 상황에서 최대주주 지분을 매각했다면 이는 보루네오를 지렛대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한편 반대매매를 통해 의도치 않게 최대주주 자격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앞서 지난 6월 경 최대주주가 보유 중인 주식 대부분을 반대매매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사채 자금을 빌렸다 썼지만 이를 제때 갚지 못해 채권자측에서 반대매매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지난 6월 한국거래소가 지분 매각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보루네오는 에이엘팔레트물류가 193만주를 코다엔터테인먼트에 담보로 제공했으며, 지분 매각에 대해선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에이엘팔레트물류가 보유한 전체 물량은 총 1067만 주에 이른다. 최근 매각한 지분은 1066만6000주로 코다엔터테인먼트에 제공된 담보 이외에 또 다른 담보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결국 경영 부실과 실적 악화로 제때 자금을 상환하지 못하며 반대매매를 당했다면 부실 경영 등 경영상의 안이한 대처는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몫"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사업 중단과 최대주주 변경에 대해 보루네오 관계자는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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