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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실업, 오너 2세 회사 인수 '승계 가속화' ㈜정산 자산 양수..박연차 회장 아들 '박주환' 지분 33% 추가 확보

박창현 기자공개 2013-11-07 09:00:01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5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실업이 오너 2세인 박주환 부실장이 소유하고 있는 개인회사의 주요 사업부문을 사들이기로 했다. 박 부실장은 주요 자산을 넘기는 대가로 30%가 넘는 태광실업 지분을 넘겨 받는다.

오너인 박연차 전 회장에 버금가는 주식을 확보하게 되면서 이번 거래가 태광실업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태광실업은 계열사 ㈜정산의 부동산 투자와 금형·사출 개발, 서비스 용역 사업부를 일괄 양수한다고 5일 밝혔다. 영업양수도 가액은 1396억 원이며, 영업양수 회사인 태광실업은 영업양도 회사인 ㈜정산에 거래 대가로 자사 주식 3만 3235주를 지급할 계획이다.

태광실업 오너 2세 회사 인수 승계 가속화

주목할 점은 바로 ㈜정산의 최대주주다. ㈜정산은 태광실업 오너 박연차 전 회장의 아들인 박주환 태광실업 전략기획실 부실장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회사다. 따라서 주식 양수도 대가로 받게 되는 주식은 전량 박 부실장의 몫이 된다.

박 부실장이 해당 지분을 갖게 될 경우, 태광실업 주주 구성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현재 태광실업은 박연차 전 회장이 79.07%의 지분을 확보,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 대가로 신주 3만 3235주가 발행되고, 이 주식을 ㈜정산이 가져가게 되면 지분율이 비슷해진다.

박연차 전 회장 지분율은 52.83%로 감소하는 대신 ㈜정산 보유 지분율은 기존 4.26%(2854주)에서 36.03%로 크게 상승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산은 박주환 부실장의 개인회사인 만큼 결과적으로 박주환 부실장의 지배력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더욱이 ㈜정산은 이번 거래 후 청산될 예정인 만큼 해당 지분을 고스란히 박주환 부실장이 넘겨 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박주환 부실장은 태광실업 지분을 9.3%(6224주)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정산 보유 지분까지 넘겨 받게 되면 지분율이 42.25%까지 늘어나게 된다. 오너 2세인 박주환 부실장이 박연차 전 회장과 함께 태광실업의 양대 지배 축으로 부상하게 되는 형국이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오너일가가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개인 회사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태광실업 거래는 자산 양도 대가로 주식을 받는 현물 출자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반적으로는 두 회사간 합병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사례가 많은데, 세금 등을 감안해 영업양수도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거래가 오너인 박연차 전 회장이 부재 중인 상황에서 전개된 점도 이목을 끈다. 박연차 전 회장은 정·관계 금품 로비를 했다가 징역 2년 6개월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이 때문에 최고 경영자가 부재 중인 상황에서도 박주환 부실장이 경영 정상화를 이뤄 낸 점 등이 높게 평가되면서 경영 승계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얻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정산은 자산 양도 대가로 태광실업 지분을 받게 된다"며 "㈜정산이 청산하게 되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태광실업 지분과 취득 신주는 모두 ㈜정산 주주가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광실업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런닝화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생산하는 국내 최대 신발회사다. 오너인 박연차 전 회장이 지난 2008년 정관계 금품 로비를 했다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으면서 한 때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 경영이 정상화돼 지난해에는 수출입은행이 선정하는 '히든챔피언 육성 대상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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