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연 세븐아이즈 대표 "선진국증시 상승장 온다" [자문사 분석]②차화정 부활 가능성 낮아…세계 주식시장 패러다임 변화
이상균 기자공개 2013-11-15 10:25:30
이 기사는 2013년 11월 13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준연 세븐아이즈투자자문 운용부문 대표(사진)는 겉보기에도 고집이 상당해 보인다. 큰 체격에 뒤로 빗어 넘긴 머리, 큰 눈까지 어우러져 분위기가 범상치가 않다. 김 대표는 업계에서도 가치투자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른 것은 몰라도 가치투자에 대해서만큼은 양보가 없다.
|
김 대표가 가치주 투자로 방향을 바꾼 것은 지난 2003년부터다. 당시 그는 리젠트자산운용에서 근무하면서 코스닥펀드를 운용하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닷컴열풍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다. 김 대표 역시 큰 고민 없이 코스닥의 대형주에 투자하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닷컴기업의 밸류에이션을 홈페이지의 클릭 수로 평가할 정도로 평가기준이 엉망이었다"며 "남들과 마찬가지로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인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닷컴열풍이 식으면서 코스닥 지수는 280에서 50으로 급락했다. 김 대표가 맡았던 펀드의 수익률은 -40%로 그나마 선방했지만 투자자들의 항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김 대표는 "펀드 운용을 마친 뒤 한 투자자가 울먹이던 모습을 지켜보면서 충격을 받았다"며 "이후 남들이 투자하는 종목을 그대로 추종하기보다는 시장에서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자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한번 결심이 선 이후에는 가치투자에 대해 양보가 없었다. 그나마 시장에 비해 수익률이 좋을 때는 오너와의 관계가 돈독했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여지없이 사이가 틀어졌다. 오너들은 김 대표가 시장의 대세를 따라주기를 원했지만 김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김 대표가 대성투자자문을 그만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김 대표는 "주변에서 나에 대해 고집이 세다고 평가하지만 나는 시장이 한쪽으로 쏠리고 있는 와중에 정반대 방향에 자리 잡고 있을 뿐"이라며 "흐름에 휩쓸리지 말고 기업의 펀더멘탈을 면밀히 분석해 투자하자는 게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올 한해 널뛰기 장세를 연출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그의 진단은 단순 명료했다. 시장에서 의레 받아들여지는 전망, 분석과는 사뭇 달랐다. 김 대표는 "올해 주식시장은 상반기 가치주와 중소형주, 하반기는 대형주의 상승으로 요약된다"며 "최근 화학과 조선주 등이 상승하면서 차화정의 부활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차화정 종목들의 실적과 이익률은 최고 정점에 달했던 2008년과 비교해 훨씬 떨어진다"며 "가까운 과거의 사례만을 참조해 차화정의 부활을 얘기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국내 주식이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인식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800개 국내 상장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4.35로 미국 시장(14)과 비교해 그리 낮다고 볼 수 없다"며 "더욱이 2010년 이후 상장사의 총 이익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 주식은 수익기준으로 미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며 "한국 주식이 다른 국가 주식보다 싸기 때문에 외국인이 사들일 것이라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 중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고 평가한 주식을 골라서 투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향후 17년간 세계 주식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931년부터 2012년까지 다우존스산업지수(DJI)의 로그차트를 살펴보면 상승장 17년과 박스권 17년 등 34년의 사이클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2012년을 전후로 해서 미국 등 선진국 증시의 박스권 장세가 종료되고 앞으로는 상승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그동안 상승세를 이어간 이머징 국가의 증시는 정반대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의 증시가 엇박자를 보이는 것에 대해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8년 이전까지 아시아 등 이머징 국가는 생산 및 수출을 하고 선진국은 주로 소비를 해왔다"며 "미국과 유럽의 과도한 지출과 소비 탓에 무역적자와 재정적자 총액은 GDP의 8% 수준까지 급증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투자자들이 좀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가흐름은 결국 평균으로 회귀하게 돼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1, 2년 전 인기를 끌었던 종목에 대해서는 아예 미련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중시해 투자하되 너무 과장된 가격에는 사지 말아야 한다"며 "위대한 기업을 사는 것은 좋지만 위대한 가격에는 사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김준연 세븐아이즈투자자문 운용부문 대표
△한국투자신탁 해외투자팀, 주식운용팀
△리젠트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
△B&F 투자자문 CIO, CEO
△유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코리안리투자자문 CEO
△대성투자자문 CEO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