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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현대로지스틱스, 내년 상장 예고한 속내는 내년 6월 예심청구 계획..밸류에이션 조정 필요

박상희 기자공개 2013-11-15 10:22:52

이 기사는 2013년 11월 13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그룹 물류업체 현대로지스틱스가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예고했다. 예심청구 목표 시점은 내년 6월이다. 재무적투자자(FI)였던 우리블랙스톤PE(이하 우리PE)가 기업공개(IPO) 실패로 풋옵션 행사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상장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최근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고있는 유상증자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쇼'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 6월 말 개별 기준 매출액 4453억 원, 영업이익 64억 원, 순손실 3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4020억 원에서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4억 원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순이익도 54억 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연결 기준 실적은 더욱 암울하다. 순손실 규모가 지난해 6월 기준 182억 원에서 1년 사이에 400억 원으로 커졌다. 순손실 대부분은 현대상선 등에 대한 지분법 손실이다. 같은 기간 지분법 손실 규모는 318억 원에서 422억 원으로 올라갔다. 차입금 증가로 이자비용 역시 75억 원에서 103억 원으로 늘어났다.

수익의 지표가 되는 순이익이 적자일 경우 상장 밸류에이션은 영업이익에 기반한 EV/ebitda 배수가 활용된다. 하지만 현대로지스틱스의 경우 현재로선 영업이익과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규모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 1분기 42억 원 수준인 EBITDA 규모를 연 환산한 규모는 170억 원에 그치는 등 지난해 기록한 289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연초 단행한 택배인상(500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택배 사업 부문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이라 단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늘어난 차입금 규모도 부담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는 1144억 원에 달하는 데 반해 보유 현금성 자산은 58억 원에 그친다.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한 운영자금 11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자 찾기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PE가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 유상증자에 나설 계획이지만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업계는 현대로지스틱스가 내년 상장 계획을 대외적으로 공표한 것이 최근 진행 중인 투자자 모집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새로운 FI 역시 IPO를 통해 자금회수에 나서게 되기 때문이다.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더라도 상장 니즈는 여전하다. 상장 공모가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신주 발행을 통해 공모자금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 경우 목표가액은 1만원 중후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PE 자금회수 차원에서 상장을 추진할 당시 목표가액은 2만 원 이상이었다.

결국 관건은 남은 기간 얼마 만큼의 실적 개선을 이뤄내느냐가 내년 상장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관사는 대우증권과 동양증권이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지스틱스가 대내외적으로 내년에 상장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실적 개선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일수도 있고, 가격을 낮춰서라도 상장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겠다는 의미일수도 있다"며 "하반기 실적 규모가 나와봐야 속내를 알 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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