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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 연기금풀 불참 이유는 연간 보수 10bp대 불과...트러스톤측 '매니저 업무부담 탓'

이상균 기자공개 2013-11-15 10:22:22

이 기사는 2013년 11월 13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동안 주식형펀드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 온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이 연기금 투자풀 개별운용사 자격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계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도 연기금투자풀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낮은 연간보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은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이 선정하는 개별운용사 서류 접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이달 초 트러스톤은 제2 주간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개별운용사 서류 접수에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의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기금 투자풀은 국내 대부분 자산운용사가 관심을 보이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달 7일 서류접수를 마감한 한국투자신운용의 개별운용사 서류 접수에는 무려 37곳의 자산운용사가 몰리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 국내 상위권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트러스톤의 운용성과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삼성자산운용으로부터 약 300억 원을 받아 주식형펀드를 운용 중인데 운용수익률이 높아 운용규모도 상위권에 속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개별운용사에는 아직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제안서만 제출한다면 운용자격을 부여받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개별운용사 자격을 포기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트러스톤은 운용성과가 좋아 개별운용사로 선정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며 "이번에 개별운용사 신청을 포기한 배경이 무엇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연기금 투자풀의 낮은 연간 보수가 트러스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기금 투자풀 개별운용사의 연간 보수는 MMF가 4bp, 채권형이 10bp, 액티브주식형이 16bp, 인덱스주식형이 13bp 등이다. 기관투자자들이 책정하는 연간 보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만약 트러스톤이 액티브주식형 펀드 300억 원을 운용할 경우 연간 보수는 4800만원이 된다.

이 때문에 외국계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아시아 지역본부의 방침에 따라 연기금 투자풀 사업 참여를 금지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보수가 너무 낮아 손익분기점을 맞추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간 보수가 20bp 이하이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연간 보수가 낮을수록 자산운용사가 투입하는 운용인력의 숫자와 질도 떨어지면서 운용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트러스톤은 이와 관련 펀드매니저의 업무 부담 탓에 위탁자산을 늘릴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주식형펀드에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많이 몰리면서 펀드 매니저들의 업무 부담이 상당하다"며 "기존 펀드관리가 소홀해지면서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어 무조건 위탁규모를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위탁자산 중 채권형이 차지하는 비중을 점차 늘려 균형을 맞출 방침"이라며 "연초에 사업공고가 집중되는 퇴직연금 사업에도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트러스톤의 운용자산은 약 12조5000억 원으로 이중 11조 원이 주식형, 1조5000억 원이 채권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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