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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 잇따른 유증 이유는 상선 손실·파생상품에 재무 '흔들'..쉰들러 공방 대응 해석도

김장환 기자/ 정준화 기자공개 2013-11-18 08:19:32

이 기사는 2013년 11월 15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또다시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이유는 급격히 무너져버린 재무구조가 일차적인 원인으로 거론된다. 올해 들어서도 현대상선에서 발생한 손실 전이 및 주가하락으로 인한 파생상품 문제가 재무건전성에 심각한 상흔을 남겼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이 287.1%에 달했다. 지난해 219.3%, 2010년 말 150.9%보다 상당 수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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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대규모 적자 영향이 가장 컸다. 현대상선은 올해 3분기에만 2593억 원의 순손실, 누적으로는 3836억 원대 적자를 냈다.

현대상선의 손실은 지분율(23.9%)만큼 현대엘리베이터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현대엘리베이터에 반영된 총 지분법손실 규모는 930억 원대다. 현대엘리베이터가 3분기까지 기록한 700억 원대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해운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수 년간 현대상선으로 인해 수백~수천억 원대 손실을 입어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말 820억 원, 올해 6월 969억 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금을 크게 늘렸다. 3년 전 3000억 원대 달하는 유상증자에 나섰던 것도 현대상선으로 인한 재무부담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현대엘리베이터가 2500억 원대 유상증자 카드를 최근 다시 꺼내든 것도 재무건전성 악화 요인이 가장 크게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2500억 원대 자금이 원활하게 유입되면 부채비율은 161.1%대로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다만 4분기 현대상선의 손익 반영과 파생상품 손실 및 현대엘리베이터 자체의 손익 예측을 볼 때, 이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에서 부채비율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유상증자가 순조롭지 못하면 현대엘리베이터의 부채비율은 4분기 300%를 훌쩍 뛰어넘을 여지가 높다.

기본적으로 현대엘리베이터가 주가 하락 리스크를 수반하는 유상증자를 동원해서라도 이처럼 재무건전성을 지키려고 하는 이유는 2대주주 쉰들러와 소송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현대엘리베이터는 2007년 이후 현대상선 주가가 매입가보다 떨어지면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의 파생상품 계약을 국내외 다양한 재무적투자자(FI)들과 맺고 있다. 만기일까지 지분을 확보하는 대가로 연 6.15~7.5%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상환을 요구할 경우 현금으로 고스란히 정산해줘야 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를 통해 현대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을 유지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의 지분율 약세를 파생상품을 통해 안정적으로 지켜내는 방식이다. 현정은 회장 등 대주주→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엠→현대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에서 파생상품 계약은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쉰들러는 FI들과 현대상선 주식이 연계된 무리한 파생상품 계약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2011년 이후 현대엘리베이터와 각종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해당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근거로 내세운 것이 파생상품을 맺은 이후 현대엘리베이터의 부채비율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다만 유상증자 자체가 쉰들러로부터 공격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쉰들러는 지난 소송 과정에서 "파생상품 계약으로 인해 자금이 계속 유출돼 유동성 소진으로 유상증자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때문에 이번 유상증자 역시 쉰들러의 문제제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감사를 앞두고 파생상품 및 현대상선 손실로 인한 재무건전성 훼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더불어 채권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주식시장을 다시 두드린 이유로 분석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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