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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지스틱스, 현대엘리 증자에 '등골 휜다' 신용등급도 강등 위기...증자 불참 가능성 점증

정준화 기자공개 2013-11-21 10:21:28

이 기사는 2013년 11월 19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요 주주인 현대로지스틱스가 잇따른 현대엘리베이터의 증자에 등골이 휘고 있다. 그룹의 지주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빚을 내 증자에 참여한 탓에 연간 벌어들인 수익을 이자비용으로 대부분 지급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규모 증자에 불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약 2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번 증자는 지난 해 12월 820억 원, 올 6월 969억 원 규모의 증자 이후 1년 사이 3번째 추진되는 자금조달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1.3%를 보유한 현대로지스틱스가 지분율만큼 증자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53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10월 말 기준 현대로지스틱스의 보유현금은 약 760억 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증자에 참여할 경우 보유현금을 대부분 소진해야하는 부담이 뒤따른다.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안정을 위한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매입은 지난 2006년부터 꾸준히 진행됐다. 2010년에는 319억 원, 2011년에는 1000억 원, 2012년 100억 원 등 최근까지 총 2312억 원의 자금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입을 위해 썼다.

이를 위한 차입이 늘어나면서 부채비율도 크게 올랐다. 2011년 말 142.8%이던 부채비율은 올 6월 말 현재 290.6%로 두 배 가량 급등했다.

10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3269억 원으로 연간 지급하는 이자비용은 200억 원 수준이다. 현대로지스틱스의 연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300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벌어들인 수익의 3분의 2 가량을 이자 갚는데 쓰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실적도 악화되는 양상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으로 400억 원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182억 원 순손실)에 비해 두 배 가량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손실의 대부분은 현대상선 등에 대한 지분법 손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신용평가는 전일 현대로지스틱스의 신용등급(BBB+)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회사를 둘러싼 여러 좋지 못한 여건은 최근 추진 중인 대규모의 자금 유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내년으로 예고된 IPO를 앞두고 1100억 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산업은행과 논의해 왔으나 산은은 결국 투자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지스틱스가 산은을 대신할 투자자를 물색 중인 가운데 또 다시 진행되는 현대엘리베이터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증자에 현대로지스틱스가 불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지스틱스가 그동안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안정을 위해 빠짐없이 증자에 참여해왔으나 2대주주 쉰들러와의 지분율 격차가 꽤 벌어진데다 최근 열악한 경영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에는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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