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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신용등급 악재 뚫고 사무라이채 발행 성공 흔치 않은 한국계 '기업물'·일본 내 브랜드 인지도 강조

한희연 기자공개 2013-12-05 08:22:23

이 기사는 2013년 12월 04일 1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장기물 중심의 사무라이채권으로 일본 투자가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채권 발행을 앞두고 무디스가 국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지만 투자자 모집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 2년만에 찾은 일본 채권시장…규모·만기 면에서 차별화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포스코는 4일 오전 일본시장에서 사무라이채권 500억 엔의 프라이싱을 마쳤다. 3년과 5년으로 만기를 나눠 3년을 100억 엔, 5년을 400억 엔 발행한다. 포스코가 자금조달 루트로 일본을 찾은 것은 지난 2011년 10월 414억 엔 이후 2년만이다.

이번 채권은 딜 규모와 만기 면에서 여타 한국계 사무라이채권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500억 엔은 지난 2012년 5월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행한 1000억 엔 이후 한국계 기관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한국계 기관들은 사무라이채권을 발행할 경우 통상 200~300억 엔 정도 규모로 자금을 조달하곤 했다.

또 한국계 사무라이채권이 주로 2년 만기 정도로 발행돼 왔던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장기인 5년물 비중이 높은 것은 이례적이다. 그간 한국계 기관들은 5년물 사무라이채권을 발행하더라도, 여러 트렌치 중 하나로 5년물을 가져갔을 뿐 아니라 비중 또한 적었었다. 이번 채권은 지난 2011년 7월 한국가스공사가 300억 엔 규모의 5년 만기 사무라이 채권을 발행한 이후 최대규모 5년물이라는 평가다.

그간 한국계 기관들인 2~3년 만기를 많이 조달했던 데에는 장기로 갈수록 리스크가 크다고 인식하는 일본 투자자의 우려가 상당부분 작용했다. 될 수 있으면 짧은 만기에 투자해 금리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타 위험 요인을 피해가고자 했던 성향이 컸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경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기업물'인데다, 기업 자체의 인지도도 일본 내에서 상당하다는 점이 장기물 투자를 유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다른 사무라이 딜과는 달리 북 빌딩 초반부터 장기물 수요가 빠르게 쌓였다는 후문이다.

발행금리는 3년 만기가 '엔(¥) 스왑금리+65bp', 5년 만기가 '엔 스왑금리+95bp', 쿠폰금리는 3년과 5년 각각 0.93%, 1.35%로 결정됐다. 지난 달 27일 어나운스 당시 최초로 제시했던 이니셜 가이던스는 3년 만기의 경우 '엔(¥) 스왑금리+65~85bp', 5년 만기의 경우 '엔 스왑금리+85~105bp'였다. 빠른 북 빌딩 속도를 반영하듯 3년 만기의 경우 이니셜 가이던스 하단에서, 5년 만기의 경우 가이던스 중간 값에서 최종 금리가 결정됐다.

◇ 국제등급 하락 악재 불구 장기물 투자 유치 성공

포스코는 다이와증권, 미즈호증권, 노무라증권, MUFJ모간스탠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BofA메릴린치,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발행을 준비해 왔다. 지난 달 중순 일본 현지에서 넌딜 로드쇼(NDR)를 통해 투자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달말부터 소프트사운딩을 통해 시장 분위기를 살피며 프라이싱을 준비했다.

마케팅 과정 중 국제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악재를 만나기도 했다. 지난 25일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포스코의 외화표시 회사채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하향조정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년만에 또 등급을 내린 것이다.

크리스 박 무디스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포스코 신용등급이 낮아진 주요 요인은 높은 차입금 부담, 철강 산업의 약화된 펀더멘털(fundamental), 대규모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시행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1~2년 동안은 포스코의 재무레버리지가 Baa1 신용등급 수준보다 약화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등급 하락에도 불구 포스코는 27일 프라이싱을 감행했다. 어나운스 할 때는 일본 신용평가사인 R&I의 A등급과, JCR의 AA-등급을 받고 나갔다. 달리 생각하면 달러채권이 아닌 사무라이 채권을 선택한 것이 국제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위기를 맞은 포스코에게는 다행이었다. 일본 투자가들은 당장의 국제신용등급 하락보다는 일본내에서의 포스코의 입지 등에 더 큰 관심을 보였고 이는 장기물 투자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오는 2014년 3월 만기 도래하는 7억 달러의 글로벌본드 상환에 일부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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