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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 노동부 위탁자금 거절...배경은 회사측 "운용 여력 없다"...업계 "수익성 높은 외국계 투자자에 주력"

이상균 기자공개 2013-12-18 14:52:48

이 기사는 2013년 12월 16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이 정부기관의 위탁자금을 잇달아 거절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러스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정부 위탁자금을 정리하는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은 최근 고용노동부의 판매사 몇 곳이 추가로 자금을 위탁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이를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현재 인원이 70여명인 반면 사모펀드는 100개가 훨씬 넘어 추가로 자금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펀드 하나를 만들면 추가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고 운용보고서를 만들어야 하는 등 업무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등 11개 증권사를 판매사로 선정해 자금을 맡기고 있다. 이들 판매사는 주식형과 채권형 등으로 나눠 다시 18개 자산운용사(하위운용사)에게 자금운용을 맡기고 있다. 연기금 투자풀의 자금 운용구조와 비슷하다.

판매사 입장에서는 실력 좋은 하위운용사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트러스톤은 최적의 후보다. 하위운용사 중 액티브 주식형 부문에서는 수익률이 최상위권이다. 운용규모도 이미 3000억 원 안팎에 달할 정도로 신뢰도도 높다. 판매사들이 트러스톤에 추가로 자금을 맡기려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잘 나가는 트러스톤이 스스로 자금위탁을 거부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트러스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정부 위탁 사업을 정리하고 외국계 투자자 자금만 선별적으로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월 연기금 투자풀의 개별운용사 선정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외국계 투자자로 언급되는 곳은 트러스톤에 5억 달러를 위탁한 아부다비 투자청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트러스톤이 정부기관으로부터 받는 운용보수는 20bp 안팎에 불과한 반면 아부다비 투자청은 이보다 최소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트러스톤의 운용성과가 좋아 아부다비 투자청으로부터 대규모 성과보수를 받는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트러스톤이 비용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정부 위탁사업보다는 외국계 투자자에 더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트러스톤은 자금운용 인력이 부족해 추가자금 위탁을 거부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아부다비 투자청에서 자금을 받은 것이 올해 3월로 성과보수를 받는 것이 확정된 사안도 아니다"고 전했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업무 부담이 펀드 수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수가 많은 것보다는 자금을 위탁하는 수익자가 몇 곳이냐가 업무 부담과 관련이 크다"며 "수익자가 맡긴 펀드가 여러 개라도 모델 포트폴리오(MP)는 동일하기 때문에 한 개의 IT시스템으로 묶어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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