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고비마다 악재…위기는 곧 기회 [ELS 결산]①전년비 10% 발행 감소 불구 기초자산 다양성 확대
송종호 기자공개 2013-12-30 10:44:36
이 기사는 2013년 12월 27일 08: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목형 ELS를 중심으로 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ELS 발행량은 6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종목형을 피해가려는 투자자와 증권사의 수요에 지수형 ELS가 대세를 이뤘지만 이 역시 홍콩항셍(HSCEI) 지수 조정과 동양사태로 인해 된서리를 맞았다.고비마다 악재가 나타났지만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다양한 지수개발로 ELS의 질적 성장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춤했던 시장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엔 원금보장형 ELS가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로 재분류되면서 ELS 시장은 변화의 한 가운데 서 있다.
◇ '금소세' 덕에 연초 발행규모 증가…시장 악재는 피하지 못한 ELS
지난해 ELS는 역대 최대 규모인 47조 원이 발행되면서 올해 50조 원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1월부터 ELS 발행량은 전월보다 6449억 원이 증가한 4조4738억 원으로 8개월만에 최고 발행 수준을 기록하며 이런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시장 악재가 터져나오면서 전체 ELS발행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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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올해 ELS 발행량은 ELB를 포함해, 42조348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0.9%감소했다.
2009년 11조8700억 원이었던 ELS 발행규모는 2010년 25조 원, 2011년 35조 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 47조 원 시장으로 커지면서 해마다 10조 원 이상 성장세가 확연히 나타났다. 올해 50조 원 시대를 기대했던 금융투자업계로서는 낙담할 만한 성적표다.
연초 ELS 시장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이탈한 대기자금들이 월지급식ELS로 유입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월지급식 ELS의 유입 배경에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에 있었다. 올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연 2000만 원으로 강화되면서 과표분산 효과가 있는 월지급식 ELS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특히 월지급식 ELS가 즉시연금보험, 월지급식 펀드 등에 비해 수익률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대거 ELS에 투자자가 몰린 것이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기업들의 어닝쇼크에 이어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가 본격화된 4월과 6월 주식시장 급락을 ELS도 피해갈 수 없었다. 종목형ELS를 중심으로 녹인 구간에 진입한 사례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녹인 우려는 발행감소로 이어졌다. 3월 4조7665억 원으로 지난해 4월 이후 사상최고 발행액을 보였던 ELS발행은 이후 6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시장 악재는 지난 9월 동양 사태로 최고점에 다달랐다. 공모ELS의 상위 발행사인 동양증권의 신용위험 영향으로 ELS시장은 더욱 위축됐다. 같은 시기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원금보장형 ELS가 파생결합사채로 분류되며 ELB로 분류와 명칭이 바뀌면서 원금보장형 ELS 발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더구나 ELB는 분류 체계가 바뀌면서 채권으로서의 상품특성이 보다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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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해진 해외지수·독자지수 개발 박차
침체에 빠진 ELS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증권사는 몸부림을 쳤다. 박스권 장세에 역사적 최저수준의 변동성을 경험하면서 기초자산을 3개 이상 편입시킨 ELS가 1월 8554억 원 발행돼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변동성을 높여 수익률을 높이려는 의도였지만 4월과 6월 급락장에 궤도 수정이 불가피했다.
종목형을 피하면서도 KOSPI200만으로 구성된 지수형 ELS로는 투자자를 유인하기 어려웠다. 해외지수형이 주목받을 수 밖에 없었다. 1월 전체 발행규모 가운데 해외지수형 비중은 49.3%, 이후 증감을 반복하면서 5월 64.2%, 6월 62.9%의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이 역시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해외지수 가운데 홍콩항셍지수, S&P500지수가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7월 이후 해외지수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중국 증시가 조정장을 거치면서 홍콩 항셍지수가 편입된 ELS역시 녹인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해외지수형 비중도 다시 50%를 밑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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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항셍지수 마저 녹인에 진입하자 해외 지수의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동양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독자지수나 유럽지수 등 대안 지수의 활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 때부터 해외지수는 유럽지수가 두각을 나타냈다. 9월 들어 유로스톡50(EURO STOXX50)지수를 활용한 ELS 발행이 급증하면서 해외 지수형은 다시 전체 발행규모에서 60%대의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유로스톡50을 활용한 ELS발행은 6월까지 한 건도 없었지만 7월 36억을 시작으로 9월 5061억 원, 10월 8447억 원으로 증가했다.
독자지수에는 롱숏ELS가 대세를 이뤘다.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를 중심으로 헤지펀드 투자 스킴인 롱숏운용성과를 지수로 만들어 사모형을 출시했다. 올해 롱숏ELS는 1조 원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10월부터 코스피 지수의 완만한 상승세를 따라 ELS의 조기환매와 만기 환매 수익확정에 따른 ELS재투자가 늘어났던 것도 불행 중 다행이었다. 특히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ELS집행을 늘리면서 10월엔 다시 4조 원대의 발행규모를 회복했다.
이중호 연구원은 "현재 발행 규모의 증감은 국내와 해외 지수 활용 증가에 연결된 현상일 뿐 시장의 성장과 후퇴와는 관련이 없다"며 "장기간의 지수형ELS의 선호 현상으로 인해 종목형 ELS 의 비중이 너무도 낮아져 있어 종목형 ELS 증가를 통한 시장의 균형적인 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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